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7월 15일 14시35분
[온누리]상선약수(上善若水)의 시대
공맹(孔孟)의 유가(儒家)는 인의예지와 희로애락이 근본이고, 노장(老莊)의 도가(道家)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 핵심 철학이다. 노자 사상에서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고 하였다.
세상은 음양(陰陽)아닌 것이 없으며, 양은 불이고, 남성이며, 권력을 상징한다. 음은 물이고, 여성이며, 재물의 속성을 가진다. 핸드폰과 인터넷에 만물이 모아져 저장되는 것은, 마치 물이 강과 바다로 모이는 것과 같다. 이것을 연결하여 부를 창출해 가는 시대가 되었고, 물의 에너지와 속성을 잘 이용하는 사람이 사회를 주도해 간다.
세계는 지금 불(火)의 시대를 거쳐 물(水)의 시대로 가고 있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며, 겸손함을 잊지 않는다. 서로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고, 깨끗함과 더러움, 많고 적음의 차이를 차별하지 않으며, 그 자체로서 포용한다. 냇물이 강물이 되어 바다로 모여져 가듯, 물은 끊임없이 소통하고, 화합하여 통합을 이루어 낸다.
사람 사는 곳은 이와 같아야 하며, 다양한 분야의 지도층에 있는 이들의 리더십이 이와 같아야 할 것이다. 물의 유연함은 만물의 덕(德)이요, 도(道)가 되어 선(善)의 으뜸인 이유이며, 곧 상선약수(上善若水)이다.
사회는 남성과 여성 중심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사관학교와 군사학과에 여자들이 입학하여 장교로 임관을 하고, 전국적으로 여자 축구 동호회가 활발하며, 초등학교 여선생이 10명 중 7명 이상 되는 것을 남성 중심의 시대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일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여성 공무원의 비율이 50%를 넘어서고 있고, 의사, 검사, 판사, 변호사, 세무사 등 권력과 부를 추구하여 신분 상승을 이루었던 직업이 이제는 여러 직업 중 하나일 뿐이다.
또한 시대 구조의 변화는 가정의 틀마저 흔들어 놓았고, 여성의 사회 활동은 남편의 역할에 영향을 주었으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역기능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남자가 여자가 될 수 없고, 여자가 남자가 될 수는 없다. 이 깊은 법칙을 간과하는 가정은 시끄러울 것이며, 그 피해는 아이들 인성과 연결되어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
남편 목소리가 커서도 안 되고, 아내 목소리가 전부여도 안 되며, 상선약수(上善若水)처럼 서로 한 곳을 향하여 흘러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자의 지혜로움이 더욱 빛을 발해야 하고, 남자의 책임감이 더 막중해져야 몰아치는 여풍에 돛을 달고 지금을 잘 순항해 갈 것이다.
/고석헌(상상에너지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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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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