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7월 14일 17시04분
완주군, "전주시와 통합 싫어…완주시 승격 도전"
-통합반대 의견서 제출 홀로서기 추진-네번째 통합시도 또한 가시밭길 예고
전주권 시·군 통합이 또다시 청원된 가운데 완주군이 사실상 그 선을 그은 채 홀로서기, 즉 완주시 승격을 추진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놔 주목된다.
완주군은 지난 12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의견서를 완주·전주 통합건의 주민 서명부 검토 보고서와 함께 전북자치도에 제출했다.
현지 통합 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군민 6,000여 명이 전주시와 통합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한지 꼭 1개월 만이다.
이번 의견서에는 그동안 통합을 강력히 반발해온 완주군의회와 반대단체 분위기를 비롯해 또다른 군민 3만2,000여 명이 연서한 반대 서명부 등이 함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희태 군수는 “일부 민간단체의 일방적인 행정통합 추진은 지난 2013년 주민투표 당시와 같은 주민갈등이 또다시 우려된다”며 “완주군은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맞춰 완주군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시 승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주시, 익산시와 기능적이고 경제적인 상생사업을 추진해 전북발전을 견인하는데 매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완주군은 지난 2012년 이른바 ‘전주시와 더부살이 청산’, ‘2025년 완주시 승격’이란 비전을 제시한 채 전주시내 한복판에 있던 군청 청사를 완주 용진읍으로 전격 이전했다.
뒤이어 교육지원청, 국토공사, 농축산 조합 등 완주관할 공공기관 단체들은 줄줄이 전주에서 완주로 옮겨갔다. 독자적인 세무행정을 펼칠 전주세무서 완주민원실을 유치한데 이어, 현재는 전주지법에서 분리된 가칭 완주법원 신설까지 공들이고 있다.
독자적인 공공행정 서비스망을 구축해 완주시 승격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다. 그만큼 전주권 시·군 통합은 쉽지않은 가시밭길이 예고된 셈이다.
전북자치도와 전주시 등 통합 찬성론측은 완주군의 이 같은 움직임에 난감한 분위기다.
전주권 통합을 공약한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난 3일 “전주시와 완주군간 통합은 선택이 아닌 생존”이라며 “완주군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고 100만 광역도시의 기반도 만들 수 있는 방향으로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관영 도지사 또한 지난 1일 “양측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인내를 가지고 통합을 추진하겠다”며 그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다만, “그동안 통합에 실패했던 원인이 뭔지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양 지자체간의 신뢰를, 특히 완주 군민들의 신뢰를 쌓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현재 추진중인 상생사업은 앞으로도 그 통합 여부와 상관없이 지속돼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면 통합의 시기가 조금 더 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자치도는 조만간 도의 공식 입장도 정리해 완주군이 제출한 의견서와 함께 대통령 소속 지방시대위원회를 거쳐 그 최종 결정권을 쥔 행정안전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자체간 통합 여부는 주민투표, 또는 지방의회 의결 방식으로 결정된다. 전주권의 경우 지난 1997년, 2009년, 2013년 잇따라 통합이 시도됐지만 완주군의회, 또는 완주군민 반대표에 밀려 3차례 모두 무산됐다.
김 지사는 재작년 6월 민선 8기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전주권 통합을 공약해 그 불씨를 되살렸다. 통합시 출범 목표일은 민선 9기가 시작될 오는 2026년 7월로 제시한 상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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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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