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7월 07일 14시52분
[메아리]‘사랑’과 ‘희망’의 나라로 돌아갈 때
국민 74%가 정신문제를 겪는다는 통계 앞에
인간의 삶을 얘기할 때 가장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두 가지, 결국 ‘사랑’과 ‘희망’ 두 가지뿐일 것이다. 사랑은, 거의 누구나 다 인정할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의 삶을 유지 가능하게 하는 거의 유일한 삶의 근원적 근거이고, ‘희망’은 인간의 삶이 가장 어려운 고비에 처할 때까지도 인간을 끝끝내 버티고 살아남아 있게 하는 거의 유일한, 인간에게 허여된 유일한 출구일 것이다. 요즈음, 세상에 ‘희망고문-희망 때문에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란 말까지 있지만, 희망은 그것이 설령 ‘고문’이 될지라도, 우리가 아는 한 인간이 끝끝내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거의 유일한 ‘희망’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사랑’이 존재할 때, 그 속에서 ‘희망’이 솟아오른다. 사람의 마음속에 ‘희망’이 있을 때, 그 속에서 ‘사랑’도 다시 솟아오른다. 그래서, 희망과 사랑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그 절대절명의 고통 속에서도 예수는, “서로 사랑하라. 사랑이 없는 것은 공연히 시끄럽게 울리는 꽹과리와 같다.”고 했다. 사랑이 없이 신을 섬긴다고 떠벌리는 바리세인들과 당대의 썩어빠진 장로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독사의 새끼들아. 회개하라! 이제 천국이 너희 앞에 가까이 다가왔다!“고 소리 높여 외친 예수의 행동도 생각난다.
석가의 말씀에도 인간의 세상살이는 ‘고해’라 하고, 그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유일한 방법은 결국 ‘자비/사랑’이라고 했다. 공자의 ‘어짊[仁]’ 또한 ‘사랑’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그 글자가 사람 둘이서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 있는 형상이 바로 어질 인자[仁]이기 때문이다.
엊그제 뉴스에 보니, “더 불행해진 한국인들....국민 74%가 최근 1년 동안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이란 기사가 올라와 있다. 국민건강센터 ‘2024년 국민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발표 내용이다. 재작년[2022년] 조사 때보다 그 심각한 우울증 · 자살유혹지수가 모두 높아졌다는 보도. 국민 10명 중 7명이 그렇다는 얘기이다. 2022년 같은 조사 항목들의 비중들에 바해 전체적으로 9.7%, 곧 대략 10%나 증가했다는 결과이다. 그 중에, 자살충동은 8.8%에서 14.6%로, 무려 65% 이상이 증가했다는 소름끼치는 통계 수치이다. 이 통계를 간단히 생각해 보면, 이런 세상을 그냥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국민의 비율이 두 해 사이에 65%나 증가했다는 통계 결과인 것이다.
어떻게, 우리나라가 이런 ‘죽고 싶은 나라’가 되었는가. 이런 통계를 본 네티즌들의 댓글을 잠시 보니, 그 맨 첫 번째 댓글에 “딱 윤석열 지지율 뺀 수치네. 소름이다!”라는 댓글이다. “크린붓이 악성댓글을 감지합니다.”란 경고문구가 달린 곳 바로 아래의 댓글이 이렇다.
2023년 5월 17일자 『뉴시스』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국력이 군사력 · 경제력 · 혁신능력 · 경제안보 · 영향력 등 글로벌 국력 종합 순위에서, 세계 6위에 해당한다고는 보도가 나와 있고, 이것은 2022년도 미국 뉴스 앤 월드 리포트(US News &World Report)와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이 전 세계인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국력 순위 인식 조사에서 나온 결과 통계 자료이다.
객관적인 결과가 이렇게 ‘대단한 나라’가 어째서, 이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결코 살고 싶지가 않은 절망적인 나라로 급격하게 전락하고 있는가. 우리와 같은 순진한 인문학자들의 생각이라 할지 모르지만, 이것은 그런 게 아니라, 아주 단순 명료한 통계 숫자들을 근거로 판단하는 분명한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통계 자료들의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이런 ‘대단한 나라’에 ‘사랑’과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그 근거가 될 수 있는 중요한 통계자료는 바로 우리나라가 ‘세계 자살율 1위’라는 소름끼치는 통계자료, 그리고 227개 국가 중 세계 23위의 인구감소율 국가라는 통계자료 등도, 이런 통계들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엊그제, 대통령이 한 말이라고 뉴스에 보도된 말이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한다. 야당 대표가 민생자금으로 1인단 25만원씩 지급하면 좋겠다는 제안에 대해, 대통령이 “어째서, 25만원을 주나. 10억, 100억씩을 주지!”라고 했다는 뉴스 보도를 보았다. 그리고 이런 보도와 대치되는, “부자/거부들에 대한 감세, 부자들의 상속세 감세” 보도는 더욱 우리 같은 서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후벼 파는 뉴스 보도들이다.
누가 뭐라고 하든, 누가 어떻게 하는 정치가 옳은 정치라고 떠벌리든 간에, 인류 역사와 인간 본성이 입증하는 가장 분명한 진리는, 우리 인간은 ‘사랑’과 ‘희망’으로 살아간다는 진리이다. ‘사랑’과 ‘희망’을 국민들에게 주지 못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악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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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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