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7월 04일 14시18분
[사설]교육정책 평가, 교육가족 뜻 대표할 수 있나
민선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2주년을 맞아 기관마다 자신들의 업적을 홍보하는 자료들이 넘쳐난다. 주권자인 주민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일이니 당연하다.
한데 전북교육청과 전교조를 포함한 11개 교육 단체가 내놓은 이른바 서거석 전북교육감에 대한 평가자료는 그 결과가 극과 극이어서 눈길이 간다.
전북교육청이 내놓은 자료는 응답자의 70%가 교육정책에 공감한다고 답한 반면 전교조 등이 내놓은 자료에는 70%의 응답자가 서 교육감의 교육정책에 부정적으로 답했다는 거다.
둘 다 교육 가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라고 하는데, 응답은 정 반대라니 의아하다. 두 설문을 뜯어보면 그 궁금증이 다소나마 해소된다. 두 설문은 시중의 여론조사와 다른 설문조사긴 하지만 설문 대상자가 교육 가족 전체의 모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여론조사라면 가장 중요한 게 모집단을 대표하는 표본 표집 방법과 표본의 인구학적 세분화다. 응답을 얻고자 하는 모집단을 고루 대표할 수 있게 세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설문의 경우 교육 가족을 대상으로 한 만큼 교육 가족을 이루는 교사와 교육 관련 직원은 물론 학부모가 그 구성 비율만큼 고루 분포하는 게 맞다.
하지만 전교조 등이 조사한 자료를 보면 교육청 소속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했다지만 응답율이나 응답자의 구성비도 궁금하다. 설문 주체는 노조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이미 전교조 노조원 수를 넘어서 제1 노조가 된 교사노조조차 배제돼있다.
물론 미래교육 정책연구소가 내놓은 설문 역시 표본이 고루 세분됐는지는 의문이다. 표본이 모집단을 대표하지 못했다면 교육 가족, 혹은 도민이 부정적 평가를 했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
전국적 논쟁거리가 되는 의사 증원을 두고 의사들에게 물은 응답을 전 국민의 뜻이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설문 내용 가운데 ‘민주적이냐’는 표현도 적확한 표현은 아니다. “많이 춥냐”거나 “무척 덥냐”고 묻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 설문이 교육정책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도 불구하고 그 순수성을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7-05 8면
http://sjbnews.com/8206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