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7월 02일 16시53분
“똥 냄새에 못살겠다…” 전북혁신도시 악취와 전쟁
-김제 용지 축산단지 악취관리지역 지정 검토-도, 축사 철거사업 지지부진에 극약처방 불사
전북자치도가 가축 똥냄새에 못살겠다며 아우성인 전주·완주 혁신도시에서 ‘악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전북자치도는 2일 최병관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관계 부서장과 김제시 부시장 등으로 구성된 혁신도시 악취저감 태스크포스를 발족한 채 보다 강력한 축산업 규제를 예고했다.
새로운 규제 장치는 악취 민원 유발자로 지목돼온 혁신도시 인근 김제시 용지면 축산단지 일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이 유력시 됐다. 올해 3년차로 접어든 지자체와 축산업계간 합의 폐업이 지지부진한데 따른 일종의 극약 처방이다.
그 지정 대상은 올 연말께 악취배출원 정밀 실태조사 결과가 나오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용지에는 중대규모 가축농장과 가축분뇨 재활용업체 등 주요 축산시설만도 모두 90여개사가 들어찼다.
만약 예고대로 악취관리지역 지정시 해당 시설들은 악취배출 허용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당장 사업주들은 6개월 안에 그 악취방지계획 수립, 1년 안에 악취방지시설 설치 등 후속조치와 함께 법정 기준치 이하로 악취를 관리해야만 한다.
이를 어기면 악취방지법에 따라 개선명령은 물론 형사고발, 시설사용 중지, 조업정지 명령 등이 뒤따른다. 사실상 악취를 못잡으면 폐업이 불가피한 셈이다.
도 관계자는 “당초 현업 축사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철거하면 악취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봤지만 그 보상액을 둘러싼 이견 등으로 지연되면서 혁신도시 주민들의 민원만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후속대책”이라며 “추가로 악취관리지역을 지정하고 현업 축사 매입 철거사업을 병행한다면 익산 왕궁 사례처럼 김제 용지 축산단지도 전면 철거는 물론 축산업의 경우 신규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전북자치도는 지난 2022년부터 소와 돼지를 키우는 주요 농장 53곳(총 6만3,000마리)을 대상으로 현업축사 매입 철거사업을 추진해왔지만 현재 매매가 성사된 농장은 모두 17곳에 그쳤다. 게다가 악취 저감제 보급이나 축산환경 개선사업 등의 효과 또한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
덩달아 악취를 문제삼은 집단민원도 꼬리 물었다. 특히, 장마철과 같은 저기압 상태에선 더더욱 그렇다.
최 부지사는 “혁신도시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도가 직접 나서게 됐다”며 “관련 부서, 김제시 등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도시 악취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 주민 불편이 없도록 적극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악취관리지역은 민원이 빗발친 완주군 고산면 우리밀축산 양돈농장 일원(2007년), 무려 400여개사에 달하는 화학공장과 식품가공사 등이 집적화된 익산 제1·2산단(2014년), 수십년간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온 진안 마령면 일원 축산시설(2024년) 등 모두 3곳이 지정된 상태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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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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