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7월 02일 13시47분
'심청'의 죽음을 다루면서도 무겁지 않은 분위기 연출
매년 극단, 합창단, 교향악단, 국악단이 연합한 합동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전주시립예술단은 올해 공연 작품으로 이강백의 작품 '심청'을 선택했다. 등단한지 50년이 넘는 현대 희곡의 거장 전주출신 이강백의 '심청'은 우리가 흔히 알고있던 ‘심청’의 이야기를 넘어 심청을 인당수로 인도한 선주(船主)의 입장에서 재해석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이강백의 '심청'은 심청이과 같이 인당수에 바쳐질 제물로 팔린 간난을 등장시키며, 선주와 간난의 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관계란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필연적이고 역동적인 조건이다.
선주는 간난을 통해 변화한다. 지금까지 그는 무수한 심청이들의 죽음과 간난의 죽음을, 그리고 얼마 남지 않는 자신의 죽음까지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간난을 통해 선주는 자신의 삶에 대한 욕망과 의지를 새롭게 발견하기 시작한다.
이강백의 '심청'은 심청이과 같이 인당수에 바쳐질 제물로 팔린 간난을 등장시키며, 선주와 간난의 관계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전주시립국악단과, 교향악단, 합창단의 수려하고 경쾌한 리듬은대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우리의 남은 삶과 죽음을 짧지만 아름답게 빛날 수 있게 하는 마음의 불씨가 될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이강백 작가는 “전주를 떠난지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잊었다고 여겼는데, 오히려 나이 든 지금 전주의 빛, 색깔, 맛, 향기가 뚜렷해져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려는 강렬한 욕구를 갖게 한다"면서 "나는 연어와 같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첫 걸음을 내딛는다”고 했다./이종근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7-03 7면
http://sjbnews.com/82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