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6월 30일 15시17분
국가대표 관광지 전주 한옥마을도 '소멸 고위험'
-전북 14개 시군 중 13곳 소멸위험 진단-출향행렬, 저출생, 고령화 등에 직격탄
한해 1,000만명 이상 찾는 국가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전주 한옥마을조차 소멸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됐다. 당일치기 관광객만 북적일뿐 원주민들의 저출생 고령화와 탈전주 행렬은 막아내지 못한 결과로 지역사회 소멸현상은 그만큼 심각했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지역고용학회가 지난 28일 펴낸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여름호)’에 따르면 올 3월말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의 소멸위험지수를 분석한 결과 전북지역은 전체 14곳 중 무려 13곳, 즉 93%의 지자체가 소멸위험(4~5등급)에 처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전국 최악의 결과로 전북에 이어 전남(91%), 경북(91%), 강원(89%), 충북(82%) 등의 순이다.
특히, 도내에선 유일하게 그 예외지역으로 분류된 전주시마저 3등급, 즉 소멸위험지역 진입 초읽기를 뜻하는 주의단계로 진단됐다. 게다가 지난 1년간 그 지수(0.740→ 0.682)마저 급속히 악화됐다.
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사이 젊은 여성 수를 65세 이상 고령인 수로 나눈 값을 일컫는데 그 숫자가 0에 가까울수록 소멸위험성이 높다는 의미다.
더욱이 이중에서도 한옥마을을 둔 풍남동은 전주시에서 유일하게 소멸 고위험지역(5등급)으로 진단됐다.
대표 관광지란 명성을 무색하게 정작 현지에 터잡고 사는 주민들 수(3,621명)는 너무 적은 탓이다. 이마저도 전체 주민 40%(1,448명)는 고령자였고 청년층, 이중에서도 젊은 여성(280명)은 극소수였다.
더 큰 문제는 한옥마을 주변 구도심은 죄다 풍남동과 엇비슷한 상황에 처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완산동, 동서학동, 서서학동, 노송동, 중앙동 등 풍남동 접경지는 하나같이 4등급이 나왔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탈전주 행렬, 국가적 난제로 떠오른 저출생 고령화 등에 직격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타 시·군들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로 도내 소멸위험지역 13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7곳이 그 고위험지역으로 지목됐다.
이 가운데 최악의 실정을 보인 임실군(0.139)은 지난 20년간 전체 인구(3만4,677→ 2만6,172명)는 25% 줄었고, 젊은 여성(3,607→ 1,513명)은 무려 5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고령인(7,644→ 1만305명)은 35% 증가하는 등 갈수록 소멸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보니 보다 효과적인 소멸위기 극복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호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임실군처럼 심각한 소멸위기를 겪어온 경북 예천군 사례를 들어 “똑같이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했다고 하더라도 예천의 경우 전체 인구가 소폭이나마 증가했다. 이는 경북도청 이전이나 신규 산업단지 조성 등과 같은 지역발전 정책이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을 막는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비록 모든 지역에 대규모 인프라를 투입할 수도 없고, 설령 투입한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효과를 거두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지역 특성에 따라 적절한 정책적 개입과 지역 주체의 노력이 조화를 이룬다면 지방소멸 흐름을 늦추거나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념할 점은 인구 감소,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와 같은 다중위기가 도래하는 대격변의 시대에 기존 사업들의 변형, 혹은 개별사업 중심의 미시적 접근만으론 고립된 지역을 떠나가는 청년들의 발길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지방에서도 다양한 인재들이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다층적 공간(초광역-권역-공동체) 수준에서 산업, 교육, 주거, 복지, 문화를 일자리와 연계하는 융복합 전략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가 올해 초 펴낸 보고서(인구감소 적시 대응을 위한 출산율·이동률별 인구변화 2023-2123)에 따르면 전북지역 인구는 최악의 경우 향후 50년 안에 현재 4분의1 수준인 45만 명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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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7-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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