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지리산바래봉 철쭉군락, 수십 년 새 관광객 반의반토막
수초·잡목 제거 등 관리·운영 안 돼 갈수록 방문객 줄어
윤지홍 시의원, 5분 발언 통해 ‘관리방안마련 시급’ 주장
전국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지리산 바래봉 철쭉군락이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며 관리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원시의회 윤지홍 의원은 제266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1995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는 지리산 바래봉 철쭉제는 초기 연간 60여만명, 2018년도까지만 해도 연간 30여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는데 올해 철쭉제 기간에 방문한 인원은 12만여명에 불과했다”며 “(명성과 방문객이) 수년 새 급격히 감소돼 버린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경남 합천 황매산, 충북 단양 소백산, 남원 바래봉과 봉화산이 3대 철쭉 명산으로 불리고 있고, 그중에서도 바래봉이 으뜸으로 꼽히고 있지만 지금은 전국 최고의 철쭉군락지라는 명성을 황매산에 넘겨준,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바래봉철쭉이 몰락하고 있는 것은 남원시의 무관심과 관리운영의 부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매년 소규모 예산으로 행사성 관리사업만 펼치다 보니 잡초와 넝쿨식물, 잡목 등의 제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철쭉 생태계가 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원래 바래봉 철쭉군락이, 수 십 년 전 산 아래에 있던 면양목장의 양들이 산을 타고 이동하며 잡목잎과 풀을 뜯어먹어 자연스럽게 생성됐다는 점에서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윤 의원은 “지리산 8대 명소 중 하나였던 세석평전의 철쭉이 80∼90년대만 해도 장관을 이뤘지만 지금은 거의 소멸되다시피 해, 관리 없이 방치하면 아무리 좋은 경관도 그 빛을 일게 된다”고 했다.
윤 의원은 바래봉 철쭉이 이대로 몰락하는 것을 방기할 수는 없다며 시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바래봉 철쭉 군락 훼손지 복원 유관기관 합동 TF팀 창설, 중장기계획으로 10년 동안 매년 10억원의 예산을 투자해 철쭉 생태계 건강성 회복과 산철쭉 식재, 바래봉 철쭉 복원에 따른 이해관계자 토론회 개최 등을 제안했다.
윤 의원은 “합천군은 23년도에 황매산 철쭉제 관광객이 16만명 방문했고 올해는 3만명이 늘어난 19만명이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인근 장수군 또한 봉화산에 철쭉식재, 탐방로 정비 등 집중 투자로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며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 75년 동안 꽃으로 유명한 쿠켄호프 공원을 투자 관리해 연간 100여개 국에서 14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는 것은 그 성과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도시들은 인위적으로 심고 가꾸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정작 남원의 경우는 자연적으로 그 생태가 형성돼 비교할 수 없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도 돌보는 것조차 하지 못해 우수 관광자원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몹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철쭉은 남원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정신적 유산의 의미를 담고 있는 중요한 자산이자 철쭉을 관리한다는 것은 우리 지역의 생태를 돌보고 재생하는 일과도 같다”며 “철쭉이 잘 보존ㆍ관리돼 관광자원으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시의 심도 있는 검토와 대책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남원=박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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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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