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19일 14시30분
[기고]여름철 호우 대비, 기상청과 함께
장마는 기온이 높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차고 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마주쳤을 때 발생하는데, 성질이 다른 거대한 공기덩어리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기에 이동이 거의 없는 정체전선의 형태를 띤다. 정체전선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면 북쪽으로 이동하고,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강해지면 남쪽으로 쳐지면서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하게 된다. 이때 정체전선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기도 하며, 반면 두 세력이 강하게 부딪히는 지역에서는 대기가 불안정하여 집중호우와 뇌전 현상이 나타난다. 정체전선은 남북으로 조금씩 움직이면서 장기간 머무르며 비를 내리다가, 7월 하순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강해지면 북위 40도 이상으로 북상하여 장마가 끝이 난다.
정체전선이 물러갔어도 여름철 위험기상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여름철의 뜨거운 열기가 대기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단시간에 좁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내리는 집중호우, 그리고 북서태평양에서 다량의 수증기를 공급받으며 북상하는 태풍은 많은 강수량을 가져온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여름철도 예외는 아니다. 연평균 강수량 1326.8㎜ 중 절반에 가까운 강수량이 여름철에 집중된다. 그렇지만 작년에는 연평균 강수량의 90%에 달하는 1,219.7㎜의 비가 전북자치도에 내렸고, 장마철 32일간 946.1mm의 강수량이 집중되어 장마철 중에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하였다. 이제는 위험기상이 평년 수준을 넘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여름철 강수는 우리 일상생활의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가 인구가 많은 전북특별자치도에서는 여름철의 강수가 농업 생산성과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라는 두 개의 큰 산맥과 비교적 짧은 만경강과 동진강 주변에 산사태나 침수 등이 발생하여 재산과 인명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크고 작은 영향을 주는 장마와 집중호우를 막을 수는 없지만, 미리 대비한다면 이로 인한 피해는 최대한 줄일 수 있다. 먼저, 기상청의 단기·중기예보를 통해 비가 예보된 날을 확인하고, 단기예보를 통해 오늘부터 글피 사이의 예상 강수량과 강수 집중지역 및 시간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하수구나 배수로, 옹벽, 축대 등을 미리 점검하고, 반지하와 같이 침수 우려가 있는 세대는 하수구와 배수구가 막혀 있지 않은지 필수로 확인하여야 한다. 갑자기 불어난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이거나 역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비가 내리고 있다면, 사용자의 위치 기반으로 운영되는 ‘날씨알리미’ 앱에서 제공하는 초단기 강수 예측정보를 통해 강수의 이동 방향과 예상 강수량을 파악해 침수 위험이 있는 곳은 접근하지 않아야 한다. 상습 침수지역, 계곡, 하천 주변, 해안 저지대, 지하시설 등은 침수될 위험이 있으며,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곳은 지반 침하가 나타날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 날씨알리미 앱에서는 호우 위험기상에 대한 알림도 설정할 수 있으니, 여름철 강수로 인한 피해 예방을 위해 이 기능을 활용해 보길 추천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왔다. 날씨를 매일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 다가오는 여름철 호우에 대비하고 피해 없이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유희동(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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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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