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6월 18일 17시18분
의료계 집단휴진, 큰 혼란 없지만 환자들 불만
휴진신고 43곳 불과...일부 의원 ‘꼼수’ 휴진시민단체 “명분없는 집단행동 국민지지 못 받아”
의료계가 집단휴진을 개시한 18일 전북 지역에서 우려됐던 의료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께 전북대학교병원은 평소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기실에는 환자들이 차분히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고 의사들은 환자들을 맞이하며 진료를 이어갔다.
앞선 조사에서 교수 상당수가 휴진 동참 의사를 밝혀 진료 차질이 우려됐으나, 이날 휴가를 낸 교수는 20명 안팎으로 전체 1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관계자는 “이날 공식적으로 휴업한 과는 없다”며 “일부 과에서 외래 일정만 조정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동네의원에서도 의료공백은 발생하지 않았다. 대부분 의원에서 환자들이 정상적으로 진료를 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북도 등에 따르면 전북 병‧의원 1,242곳 중 이날 휴진하는 곳은 43곳으로, 3.5%에 불과했다.
다만 일부 의원은 업무개시명령 등을 피하고자 ‘꼼수 휴진’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께 찾은 전주 덕진구 한 의원. 입구로 ‘오전 접수 마감’이라는 안내가 붙었다. 의원 내부는 불이 꺼진 채 대기 환자를 찾아볼 수 없었다. 접수대만 불이 켜진 채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접수가 마감됐다는 안내에 의원을 찾은 시민들은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한 시민은 “정기휴일이 아니라서 진료를 받으러 왔는데 헛걸음을 했다”며 “안쪽이 텅텅 비었는데 접수 마감이라니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오전 9시부터 1시간만 접수를 받거나 오전 진료만 하는 등 진료를 단축했다.
이날 대규모 휴진은 없었지만 거듭되는 의정 갈등에 시민들의 불안과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휴진을 한 의원을 두고 성토의 말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오늘 휴진한 소아과는 다음에 이용하기 꺼려진다”며 “동네 소아과까지 아픈 아이들을 놔두고 파업에 참여한다니 너무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다니던 병원들이 휴진해 실망했다”며 “휴진이 장기화할 것이 걱정된다”고 했다.
시민단체 또한 의료계 휴진을 두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공공성강화 전북네트워크는 이날 전북도의사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분 없는 집단행동은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도민은 어수룩한 정부 정책과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로 피해받고 불안에 떨고 있다”며 의사들에게 환자 곁으로 돌아올 것을, 정부에 제대로 된 의료 개혁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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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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