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6월 17일 16시14분
“혹시 몰라 약 받으러 왔어요” 동네의원 북적
-의료계 18일 집단휴진 예고...전북서 43곳 3.5% 불과-시민들 집단휴진 장기화·확대 우려
17일 오전 11시께 찾은 전주 완산구 한 내과의원은 환자들로 붐비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라면 20번 정도에 그쳤을 대기표는 40번을 넘겨 이미 의원은 오전 진료 접수를 마감했다. 의원 관계자는 “원래 월요일에는 환자들이 많이 찾는다”면서도 “오늘은 특히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에서 만난 환자들은 의료계 집단휴진을 두고 불안의 목소리를 냈다. 김주영(65)씨는 “혹시 몰라서 혈압약을 받으러 왔다”며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약이 끊기면 큰일 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환자 김모(50)씨는 “어제부터 열이 나서 바로 병원을 찾았다”며 “아플 때 병원을 갈 수 없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료계는 18일 집단휴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 지역 의료기관 1,242곳 중 43곳(3.5%)이 휴진을 신고했다. 휴진 참가 의료기관은 많지 않으나 신고하지 않고 휴진하거나 진료를 단축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지자체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북 지역은 집단휴진 참여율이 높지 않지만 시민들은 휴진의 장기화 및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날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고, 세브란스병원이 27일 무기한 휴진을 예고하는 등 집단휴진이 장기화‧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민 박동준(45)씨는 “전북서는 하루 만에 끝난다고 하지만 정부와 의사 사이 갈등이 심상치 않다”며 “병원과 정부가 빨리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살 자녀를 키우는 이경미(38)씨는 “아이가 열이나 집 근처 소아과를 찾았는데 내일 휴진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평소 다니던 곳이 갑자기 쉰다고 하니 당황스러운데 앞으로 이런 일이 자주 벌어질까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집단휴진과 관련해 전북도는 비상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며 진료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군과 협력하고 있다. 휴진하는 의료기관에 휴진 게시문을 부착하고, 정기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는 사전 진료를 받도록 유선전화를 통해 안내토록 했다. 응급의료기관과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는 정상 운영될 예정이다.
의료계 휴진에 따른 문 여는 병·의원 및 약국 현황은 소방구급상황관리센터(119), 보건복지부콜센터(129), 시·군 보건소를 통해 안내 받을 수 있다. 또 스마트 폰 앱(응급의료정보제공),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 도 및 보건소 홈페이지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상황 종료 시까지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지역 의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여 도민 의료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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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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