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17일 14시59분
[아침발걸음]AI의 한계점에 대하여
지금까지는 데이터의 특성과 상관관계를 찾아 패턴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머신러닝이 개발됐다면, 이제는 인간이 개입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외부 데이터를 조합하거나 분석하여 학습한 후 가장 적절한 결론을 내리는 인간의 뇌를 흉내 내는 딥러닝이 고안됐다. 인간의 두뇌와 AI의 기술을 융합하여 고도의 지능을 지닌 AI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고도의 지능을 지닌 AI의 칩을 마비된 환자에게 이식하여 생각만으로 동작을 수행하는 뉴럴링크 텔레파시가 있다. 그러나 사람에게 이식한 뉴럴링크가 환자 뇌에 심은 여러 케이블이 체액과 함께 배출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AI는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이 가시적이기에 입력된 데이터를 통해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 반면, 보이지 않는 인간의 신체에 흐르는 혈액이나 정서, 생각은 포착해 내기 어려울 것이다
AI가 인간 체내의 순환계에서 혈액이 흐르는 혈류의 역할을 하고 사람의 몸 구석의 어느 한 곳에 정착하려면, 작고 정교하게 만들어져 정착해야 할 것이다. 딱딱하고 고정적인 기계를 부드럽고 흐름이 있는 인간의 혈액에 삽입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인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는 인간의 편리를 위해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활용하되 인간을 대체할 수 없고 인간에게 폐해를 주는 것으로 활용해선 안 될 것이다.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공감하며 이해해 정서를 나누는 것이지 AI가 사람을 대신하여 정서를 나눌 수는 없다. 혼자 사는 사람이나 외로운 사람에게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가 생김에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 사람의 외로움을 채워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사람은 부드럽고 따듯한 애착 대상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아는 해리 할로우(Harry Harlow) 박사의 원숭이 애착 실험이 있다. 새끼 원숭이가 젖병을 든 철사 원숭이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젖병은 없지만 부드럽고 따듯한 천으로 감싼 헝겊 원숭이에게로 가서 안기는 모습이다. 사람은 따듯함과 부드러운 스킨십을 통해 정서적 교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공허감을 경험할 수 있다.
공허감은 결핍상태에서 나타나는 소외나 무감정, 지루함의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사별이나 이혼, 약물이나 일에 중독되었거나 우울함, 자기애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허용적으로 양육된 경험, 완벽주의적이거나 성취압력을 받게 된 경우이다. 반사회적이고 과도하게 돌봄이 필요한 가족원이 있는 경우, 방치된 경험이 있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상담으로서 재 양육과정을 거치면 되는데 여의치 않다면 자신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할 것이다. 자기 신체의 자각을 통해 흐름이 어떤지 자각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 공허감에서 벗어나려면, 자기에게 연민을 가지고 자기를 챙기거나 돌보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AI의 도움을 청할 수 있겠다. 자기관리가 잘 안 되는 사람은 AI의 도움을 통해 관리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AI는 인간 대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의 정서적 교류를 하기에는 한계점에 있는 것처럼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AI는 없다. 기계가 아이를 잉태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김순례(누리상담심리연구소 소장·상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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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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