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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6월 17일 08시34분

한결같이 감미로우면서도 부드럽고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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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기린미술관이 16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초하에 여름을 식혀주는 자연의 설경 수채화 작품 35점을 전시한다.

김세견 작가의 35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수채물감의 겹침과 번짐으로 수놓은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은 하늘에 축복과 축원의 폭죽이 되어 우주의 하늘을 수놓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축원과 축복을 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움을 아는 사람만이 그의 그림을 품에 안을 수 있다. 마음을 텅 비운 사람만이 그의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 맑고 투명한 수채화로, 부드럽고 포근한 사계절의 모습을 담아낸다. 평생 전북의 산수를 화폭에 담았고,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작가는 마음속에 떠오르는 풍경을 거침없이 표현해 보인다.

그의 작품은 한결같이 감미로우면서도 부드럽고 포근하다. 시원스레 풀어놓은 색채로 자연의 변화무쌍한 모습과 그 속의 찬란한 생명을 오롯이 화폭에 담아낸 섬세한 붓질. 산과 나무 그리고 꽃과 풀 등 약동하는 자연의 생명감을 고스란히 옮겨 담아 놓은 그 화폭 앞에 서면, 자연의 위대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있는 그대로의 풍경도 좋지만, 작가 자신의 마음속 풍경에 상상력을 더해 구현해낸 비구상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작가는 사십여년전 겨울 영하22도가 기록되는 무주구천동 겨울계곡인 월하탄에서 아침 영감을 구하려 나섰다. 토끼 발자국 하나없는 계곡에 하얀 눈이 있는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빛살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오 하나님 당신은 정말 위대하시고 경이로우십니다’하며 신의 위대한 작품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화실에 와서 그리려 하니 그 감동을 그려낼 수 없었다. 그후 사십여년 동안 설경에 몰입하고 이룬 것이 지금의 작품들이다.

지금도 설경 작품을 할 때는 그때의 감동이 되살아나 흥분이 된다고 한다. 설경에서는 흔히 지나치기 쉬운 신이 창조한 위대한 풍경을 더욱 경이롭고 위대하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고 평하기도 한다.

흔히 지나치기 쉬운 경이로운 자연이 펼치는 광경들을 재조명, 신의 위대한 작품을 재 발견하는 책무로 붓을 움직인다. 또, 작가의 내면 소리를 표출하는 반구상, 비구상 작업으로 소재를 재 해석하여 표현함으로써 자신의 내적인 세계를 나타내고 있다.

그동안 주로 사계절의 산수를 담아내던 작가의 화폭은 비구상 형태의 작업으로 많은 변화를 보인다

작가는 “지인들의 부탁으로 우연히 해바라기를 그리다가 하늘에 배치하게 되었는데, 그 풍경이 화려한 불꽃 에너지가 물든 것 같았다”고 말한다. 해바라기꽃이 마치 축포처럼 비춰졌다고. 이후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 축복하는 마음을 실어 작업하니 붓 잡는 것이 한결 흥미로워졌다.

작업은 구상에서 비구상으로 전환하면서 수채와 함께 다양한 복합매체를 사용했다. 또한 수채물감의 겹침과 번짐으로 인해 해바라기꽃은 하늘에 축복과 축원의 폭죽이 되어 우주의 하늘을 수놓고 있다.

차와 수석을 공부하면서 틈틈이 사색의 글을 쓰고 소통하기를 즐겨온 작가의 감성이 캔버스에 따스하게 녹아든 모습이다. 새 생명으로 다시 보게 된 소중한 삶, 그리고 한 번 더 바라보게 된 가족과 사람들. 환경과 사물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 우주 속 인간의 존재를 고민한 흔적을 발견한 순간에 벅찬 감동은 배가 된다.

작가는 “자연은 신이 창조한 위대한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생성되는 작품들은 대자연을 관장하는 신의 존재를 암시하게 하는 사명감으로 작품을 한다”고 한다.

작가는 완주 출신으로 원광대학교를 졸업, 벽골미술대전, 아세아미술대전 및 춘향미술대전 서양화분과의 심사위원장을 맡아었다. 한국수채화 공모전, 행주 미술대전, 온고을 미술대전, 대한민국환경수채화대전 및 동학미술대전의 심사위원을 하였고, 전북 수채화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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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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