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16일 14시22분
[온누리]뉴럴링크
얼마 전 넷플릭스가 영화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테러분석가인 아틀라스 셰퍼드가 인간에 대한 반란을 일으킨 AI 테러리스트 할런을 체포하는 내용이다. 인공지능을 가진 안드로이드 로봇이 사람의 뇌와 연동하는 ‘뉴럴링크’를 통하여 최고의 두뇌 기능으로 인간을 지배하려는 디스토피아 영화이다.
사람의 뇌에 컴퓨터 칩을 심는 뉴럴링크는 테슬라의 창업자인 앨런 머스크의 스타트업 기업 이름이기도 하다. 뇌에 심어진 칩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동작시키는 실험에 이미 성공했다. 지난 1월 첫 번째 임상 환자인 놀런드 아르보는 사지마비 상태에서 두뇌에 이식된 칩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체스를 둔 것이다.
뉴럴링크 측은 최근 두 번째 환자를 모집 중이다. SNS에 ‘사지마비를 앓고 있고 환자 중 컴퓨터를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싶다면 우리의 임상 시험에 참여하도록 초대한다’고 밝혔다. 영화 ‘아틀라스’가 다룬 미래 세계가 현재에 와 있는 듯하다. 그러면서 인간 기술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진다.
미국 주도의 뉴럴링크 기술에 최근 중국이 도전장을 냈다. 지난달 23일 중국뇌과학연구소가 자신들의 버전인 ‘뉴사이버’(Neucyber)를 공개한 것이다. 손이 묶인 원숭이가 뇌의 칩을 이용해 생각만으로 로봇이 딸기를 잡게 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이 뉴사이버를 개발하는 데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니 기술력이 놀랍다.
미국은 경쟁력에서 중국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 서구사회에서는 아직 뇌와 컴퓨터 간의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의료 적용을 꺼리고 있다. 인간을 실험도구로 활용한다는 윤리적 딜레마에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매우 공격적이다. 내년에는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겠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BCI 산업화의 선두 주자가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뉴럴링크 역시 AI 기반이다. 인공지능이 테러나 전쟁 등에 활용되면 재앙으로 온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에 이미 AI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점점 그 기술은 고도화될 것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월등한 것은 고급 두뇌를 가졌기 때문이라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손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이 역시 뇌의 명령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또 뇌는 매우 신비한 영역이다. 신체의 모든 것을 제어하는 컴퓨터의 CPU와 같은 기능의 뇌에 의료적으로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그런 인간 뇌에 컴퓨터 칩을 심어 생각으로 움직이게 하는 뉴럴링크가 마냥 인류를 유토피아로 이끌어줄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우려가 크다. 최근 유엔은 인공지능을 규제하는 기본법을 서두르고 있다. 또 주요 국가들도 긍정적인 활용으로만 규정하는 법규를 진행하고 있다.
100년 이내에 인류를 멸망시킬 가장 큰 요인이 AI라고 전문가들은 단언한다. 아직 완전한 인간형 휴머노이드 로봇의 출현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뉴럴링크로 뇌를 작동하면 인간이 로봇의 기능을 할 수 있다. 모든 기술은 빛과 그림자가 있다. 환호하는 빛만큼이나 우려의 그림자도 함께 봐야 한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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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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