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6월 16일 13시07분

화려한 색감은 자유분방한 성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익산 예술의전당, '이동근 개인전: 세계 저 편에서, 날아온 새' 개최


IMG


화면을 가득 채운 알록달록한 색채가 시선을 강탈한다. 이내 빨간색과 노란색, 파랑색이 뒤섞인 화려한 색감은 작가의 자유분방한 성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가의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생명(A Life)'붙이에 다름 아니다.

2024 익산 예술의전당 지역작가 초대기획전 '이동근 개인전: 세계 저 편에서, 날아온 새'가 14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 1,2층 전관에서 열린다.

새가 비상하는 모습을 통해 자유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본질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래서인가, 새들의 모습을 보면 그 방향은 하늘을 응시한다. 작가의 작품은 꿈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긍정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생명을 품은 목가적인 서정 풍경’이 전시의 주된 테마다. 캔버스 위에 분출된 작가의 자유분방하고 강렬한 에너지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묘한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작가가 보여주는 것은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자유로운 터치에 의한 감각적인 생명력이다. 그만의 서정적인 감성과 자유롭고 표현적인 색채는 우리네 전통 색상인 단청의 청, 적, 황, 흑, 백색의 오방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조형적이면서도 구성적인 형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화려하면서도 밀도 높은 격조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 역시 작가는 생명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명은 곧 생성과 소멸의 반복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자연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강렬한 색채와 해학적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작품 속 목가적인 서정 풍경은 누구나의 마음 속 고향 풍경과 많이 닮아 있는 듯하다. 인간의 희로애락 마저도 작품을 바라보는 이의 가슴 속에 차분히 내려놓을 수 있다.



제주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사실적인 화풍에 매료됐고, 이같은 성향은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졌다. 그 이후부터는 ‘생명’이라는 주제를 갖고 목가적이면서도 우화적인 자기 본인의 생활 환경을 작업에 드러내게 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배경에서 보여 지는 겹침은 단순히 색들의 겹침이 아닌, 수십 번의 반복적인 붓질과 지우는 과정을 통해 탄생된 색면(色面), 즉 ‘기억의 흔적들과 시간의 중첩’을 말하고 있다. 이것 역시‘생명의 생성과 소멸’과 같은 암시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전시는 모두 3부로 선보인다. 1부는 삶의 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2024 신작), 2부는 이동근 아카이브 : 이행의 이력들(드로잉 등), 3부는 농익은 풍경, 발효되는 생명(1967년~2020년)이다.

2024년 신작 50여 점을 포함, 1967년부터 현재까지 시대별로 110여 점의 회화 및 설치작품과 120여 점의 드로잉 및 작가의 아카이브 자료를 감상할 수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설치작품은 기존 '생명'과 다른 영역을 작업에 도입해 '생명' 연작의 주제의식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지원 익산예술의전당 관장은 "지역미술과 한국미술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익산 출신의 이동근 작가를 초청해 큰 영광이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작가와 소통하며 시민들에게 알리는 미술관이 되도록 노력하고, 예술로 소통하는 풍성한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작가는 "나의 작품은 단순히 표면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색채와 에너지, 낙관주의로 대변되는 삶의 모든 순간을 이야기한다”면서 "그동안 스스로 만들어 가둬놓았을지도 모를 관념에서 벗어나, 가장 자유롭고 나답게 펼친 작업들을 선보이는 전시여서 더욱 뜻깊다"고 했다.

이어 "이번 작업을 하면서는 내 자신에게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고 내면을 들여다보며, 나다운 것에 가까워지기 위한 과정을 겪게 됐다. 결국 외부적인 투쟁에서 벗어난 경험이 나 자신이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관념으로부터 자유롭게, 가장 나다운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것 같다" 고 했다.

이화백은 1969년 전북미술대전에 고교 3학년 재학생 신분으로 입선하며, 화단에 발을 디뎠다. 원광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1기생으로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제주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현재까지 16회 개인전을 열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을 비롯,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목정문화상, 전북예술상 등을 받았다./이종근기자







지면 : 2024-06-17     7면

http://sjbnews.com/818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