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6월 12일 17시07분
‘집 전체가 흔들’ 역대급 지진에 가슴 철렁
-기상청 관측 이래 전북서 최대 규모 지진-벽 금가고 유리창 깨지고...인명피해 없어
부안 지역에서 큰 규모 지진이 발생하며 전북 전역에서 감지 및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5분께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역에서 4.8 규모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기상청이 1978년 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래 전북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지진이다. 전국적으로는 16번째, 디지털 관측을 시작한 1999년 이후에는 12번째로 강한 지진으로 파악됐다.
부안을 중심으로 전북에서 가장 강하게 감지됐고, 부산, 강원 등에서도 ‘흔들림을 느꼈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흔들림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신고의 경우 진앙지인 부안에 집중됐으며, 인근 도시에서도 담이 기울어지거나 창고 벽에 금이 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부안에서 114건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대부분이 벽과 타일 파손, 유리창 파손 등이었다. 내소사에서 담장 일부가 무너지고 개암사에서 불상 머리 장식이 떨어지는 등 문화재 피해도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례없는 지진에 시민들은 하나같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차량이 들썩이거나 침대가 흔들리는 수준의 강한 진동이 4~5초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익산 남중동 박모(52)씨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강한 진동에 깜짝 놀랐다”며 “지진 때문에 담이 기울어져서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주 거주 김모(35)씨는 “처음 1~2초간은 공사 장비가 집 앞으로 지나가는 줄 알았다”며 “태어나서 이런 지진은 처음”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재난안전문자가 전국에 발송된 영향으로 다른 지역에서 안부를 묻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대학생 한모(26)씨는 “다른 지역에 사는 친구들로부터 안전하냐는 전화와 문자를 많이 받았다”며 “깜짝 놀랐을 뿐 큰 피해는 없어 다행이다”고 가슴을 쓸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진 발생 직후 즉각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전북도는 오전 8시 30분부로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발령했으며, 14개 시군 비상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14개 시군과 지진 상황에 대한 대처를 논의했으며, 특히 댐·저수지 등 관련 시설에 대해 수시 점검을 비롯해 행동요령 등을 적극 홍보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병관 전북자치도 행정부지사는 “기상청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추가적인 여진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대비하겠다”며 “다른 재난과 달리 지진은 발생을 예측할 수도 없기에 도민들께서는 행동요령을 숙지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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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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