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11일 14시35분
[이승연교수의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이야기]천년고찰 완주 송광사의 문화유산
“보물과 유형문화유산을 다량 품은 송광사, 연꽃의 향원익청으로 빛나”
그러나 고려 중기 대각국사 의천(大覺國師 義天, 1055~1101)이 중국 송나라에 유학하고 돌아와 천태종을 개창하자, 사명을 백련사로 다시 고치고 천태종에 귀속했으나 오랜 세월 여러 왕조와 변란을 겪으며, 중건을 이어나가 대가람의 면모를 잃지 않았고, 지금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金山寺)의 말사로, 절이름도 송광사이다.
조선시대에는 임진·정유 양란 때 전소되었다가 광해군 때 벽암각성(碧巖覺性)의 문도인 덕림화상이 주맹이 되어 응호, 승명, 운정, 득순, 홍신 스님 등과 더불어 노력 끝에 중건하였다. 1636년(인조 14)에 각성이 약사전과 칠성각을 중창하기까지 계속 큰 불사를 벌여 대가람을 이룩하였는데 당시 대웅전은 2층 건물이었고 일주문은 절 남쪽 3㎞ 지점에 있는 만수교 앞에 세워졌다고 한다. 그 뒤 1813년(순조 13) 정준이 관음전을 중수하고 대웅전을 단층으로 개축하였다. 1814년 약사전을 중수하였고, 1934년 극인이 나한전을 중수하였다. 1993년에는 대웅전 삼존불상을 개금하였는데, 이때 다수의 복장(腹藏) 유물이 나왔다. 1996년 포교당을 지었고, 1998년 지장전과 오층석탑을 세웠다. 1999년에는 석조 미륵대불입상을 봉안하고 첨성각과 옛 명부전을 이건하였다.
현존하는 전각으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지장전 · 오백나한전 · 약사전 · 관음전 · 삼성각 · 십자각 · 천왕문 · 금강문 · 일주문, 첨성각 등이 있다.
이와같이 천년을 넘게 부처님의 법을 전해오며 큰 도량을 이룬 송광사에는 많은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보물로는 완주 송광사 대웅전, 완주 송광사 종루, 송광사 소조사천왕상, 송광사 소조석가여래삼불좌상 및 복장유물, 송광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소조십육나한상 일괄, 송광사 금강문 등 6개가 지정되어 있으며,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으로는 송광사 일주문, 송광사 사적비, 송광사 동종, 송광사 명부전소조지장보살삼존상및권속상일괄, 송광사오백나한상일괄, 송광사 목조삼전패, 송광사 나한전 등 7개가 지정되어 있고,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자료로는 송광사 벽암당부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문화유산의 현판과 금석문에서는 명필들의 묵적이 남겨져 있어서 한국서예사 및 금석학의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대웅전 현판 글씨는 선조의 아들인 의창군 이광(義昌君 李珖, 1589~1645)이 대자 해서로 썼는데, 구례 화엄사 대웅전 현판 역시 의창군의 글씨여서 두 사찰과 의창군 그리고 벽암각성대사의 관계가 주목된다. 사적비는 1636년(인조 14)에 세운 비로, 선조의 사위인 낙전당 신익성(樂全堂 申翊聖, 1588~ 1644)이 비문을 짓고, 비의 제목인 두액을 사호선종대가람사(賜號禪宗大伽藍寺)라고 전서체로 크게 썼으며, 비문은 선조의 아들인 의창군이 해서로 썼다. 명부전의 현판은 창암 이삼만(蒼巖 李三晩, 1770~1847)이 창암체의 해서로 썼으며, 일주문에 걸린 종남산송광사(終南山松廣寺)는 일중 김충현(金忠顯, 1921~2006)이 예서로 썼다.
이와 같이 천년의 세월 동안 대가람의 품격을 잘 지키며, 많은 문화유산의 보고(寶庫)가 된 송광사는 시민들과 함께하는 여러 프로그램인 송광 백련나비채 음악회, 송광사 힐링로드여행, 송광사 달빛가족체험, 종남산 시민학교, 송광사 인문학강의, 템플스테이 등을 운영하여 불교문화와 문화유산을 공유하고 힐링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초기의 사찰명이 백련사일 정도로 연꽃과 인연이 깊은 송광사의 연꽃이 곧 만개될 것이다. 아름다운 여름날 중국 송나라의 주돈이(周敦頤, 1017~1073)가 애련설에서 남긴 향원익청(香遠益淸-연꽃의 향기가 멀수록 맑고 청아함)의 정취를 송광사의 문화유산과 함께 즐겨 보시기를 권유 드린다.
/이승연(전북특별자치도 문화재전문위원,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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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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