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6월 10일 17시53분
정읍 내장산-무주 구천동 '무늬만 관광특구' 전락
-외국인 관광객 외면에 특구 존립 위기-국내 첫 유니버시아드 등 옛명성 실종
전북대표 관광지란 명성을 쌓아온 정읍 내장산과 무주 구천동이 외국인 없는 무늬만 관광특구로 전락해 특단의 회생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윤정훈(무주·환경복지위) 전북자치도의원이 10일 내놓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읍시, 무주군 등 관계기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4~23년) 내장산과 구천동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관광특구 지정 조건인 10만 명을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내장산의 경우 2016년(9만6,256명) 한차례 그 기준치에 근접한 게 전부였다. 코로나19 파동기인 2020년 이후론 고작 1,000명 안팎을 오르내릴 정도로 썰렁했다.
일상회복기인 지난해 또한 거의 모든 여행 규제가 풀렸지만 내장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통틀어 1만 명을 밑돌았다. 국내 최고 단풍 명소이자 호남의 금강산이란 칭송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모양새다.
국가가 인증한 명승지인 무주 구천동 관광특구 또한 별반 다를게 없다.
조사결과 동기간 외국인 관광객은 수천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무주군을 방문한 외국인은 연간 3만명 안팎을 보였지만 구천동을 찾은 사례는 그 10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무주를 여행해도 구천동은 안 간다는 의미다. 국내 첫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최지이자 세계 태권도 성지인 태권도원을 품은 덕유산자락이란 국제적 인지도가 무색할 지경이다.
이렇다보니 굴뚝없는 녹색산업을 되살릴 회생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윤 의원은 “관광특구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어려움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춘 차별화된 콘텐츠 개발과 적절한 홍보 마케팅이 부족한데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전북자치도가 지속적이고 과감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발생한 결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광특구를 효과적으로 활성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대규모의 예산 편성과 집중적인 지원사업이 필요하다”며 전북자치도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촉구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7일 김관영 도지사가 출석한 가운데 열린 도정 질문을 통해서도 똑같은 문제를 제기해 주목받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를놓고 “지난 2008년부터 2023년까지 총 101억원 규모의 국·지방비를 지원해 관광환경 개선사업과 편의시설 확충사업 등을 추진해왔지만 소규모, 단기적으로 이뤄지다보니 관광특구의 원활한 진흥은 한계가 있었다는데 공감한다”며 “해당 시·군과 협의 등을 거쳐 외국인 관광객 유입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관광진흥법상 관광특구는 외국인 관광객이 연 10만명 이상인 곳을 광역 자치단체장이 지정해 육성하거나 해제하도록 했다. 내장산과 구천동은 전북자치도지사가 각각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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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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