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스케치와 인물 추상을 선보이다
서양화가 김미정, 전주교동미술관서 두 번째 개인전
서양화가 김미정이 18일부터 23일까지 전주교동미술관 2관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2022년 '군산아트쇼'에 이은 이 자리는 '어반스케치의 변주'로 36점, 인물 추상 8점 등 44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 어반 스케치(Urban sketch)’는 도시의 경관 또는 거리, 건물 등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요즘 들어서는 다양화되어 '빨리 그리는 그림'으로 뜻이 바뀌었다. 바로 이같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우린 '어반스케쳐'라고 부른다.‘어반 스케치’를 잘 그리려면 두 가지가 잘 붙어야 한다. '빨리'를 포함해서 '잘'그려야 한다. 야외시간이 되지 않아서 사진을 보고 그릴 때는 최대한 큰 사진을 보고 그려야 함도 필수 요소다.
작가는 금구면 어느 골목집, 내장산 생태공원, 태인 장날, 서서학동 골목길, 주 불국사, 제주 풍경, 서울 수연산방 등 전국 곳곳마다 어디선가 한번쯤 지나갔을 법한 장면들을 '어반 스케치'로 담아냈다.
길, 집, 골목, 공원, 가게 등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풍경이다. 평범한 한국 사람들이 사는 소소한 풍경을 담은 그림들은 편안하고 정겹다. 현장에서 빠른 시간에 그린 그림이라, 거칠고 투박한 느낌이다.
작가는 “도시 언저리의 사라져가는 마을풍경을 현장스케치로 진행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간을 축적시키 듯 그림으로 기록한다는 취지로 전시를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스케치를 시작한 지 몇 해가 흘렀다. 어릴 때 일기장에 그림을 그리고 그날의 기록을 몇 줄 남기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스케치 한 장 한 장에 추억이 쌓였다"고 했다.
작가는 지금 현재, 각자의 장소에서 주변을 향한 시선을 그림으로 남겨왔다. 그 그림들에는 당시의 마음까지 고스란히 고스란히 잘 담겼다. 잘 그리겠다는 마음보다는 이 순간을 기억하겠다는 마음으로 끄적거렸던 서툰 스케치들을 뒤적여 볼 때마다 그날의 추억이 소환된다.
작가는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담을 수 없는 장소의 향기, 습도, 광원 등 오감을 자극하는 이 모든 것들을 손끝의 감각과 정서로 담아냈다”며 “일상을 그림으로 남기면서 평범했던 전봇대나 풀꽃들이 아름다워지고, 매일 걷는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그 사소한 것들을 하나씩 담으면서 우리의 하루도 풍성해진다”고 했다.
'꽃도 꽃이고, 사람도 꽃이고, 새도 날아다니는 꽃이며, 사람이 꽃이다' 작가는 "길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 지하철에서 마주 보고 서 있었던 사람 중 내 기억에 남은 사람들을 집에 와서 그리곤 했다. 다양한 인종의 얼굴과 모습이 흥미로웠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는 것만큼이나 사람들을 지켜보는 것이 좋은 공부가 됐다"고 했다.
작가는 연필과 수채, 수묵 등 다양한 재료로 수많은 인물 드로잉을 시도했다. 특히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기억한 후에 그 얼굴들을 추상 그림으로 옮겼다.
인종과 성별, 나이 등을 불문한 채, 작가에게 흥미롭게 생긴 인물이 등장한다. 작가의 인물화는 도시 풍경을 바라볼 때의 시선과 마찬가지로, 초상의 대상과 화가 사이에 상호작용이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일방적인 관계지만, 작가의 연민과 사랑이 전해진다.
작가는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서양화부문 특선, 전북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입선 등 공모전에 수상했다. 몸크로키전(전주 누벨백미술관) 등 단체전에 작품을 내고 있다. 현재 완주군 이서면 풀물정원에서 어반스케치를 배우는 수강생을 지도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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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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