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09일 14시02분
[메아리]제자리로 돌아갈 때
—우리나라의 검사들과 의사들
천하는 여전히 망령되지 아니해서, 올해도 아직까진 춘수만사택(春水滿四澤)이요, 하운다기봉(夏雲多奇峯)으로 우순풍조하다. 어려운 여러 사정들 가운데서도, 우리 국민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살기 바르게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자기 자리들에서 열심들이다.
그런데, 두 가지만 말썽이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우리나라 검찰계와 의료계이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이제 살만큼 설게 되었다. 그런데, 엉뚱한 데서 엉뚱한 사람들이 나라의 부흥과 미래에의 긍지와 희망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고비의 시간을 잘만 극복하고 넘기면, 우리는 우리 세대가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치던 가난극복의 시대에서, 이제 바야흐로 백범 선생이 간절히 꿈꾸고 희망하신 그 ‘문화국가’에로의 희망이 눈앞에 보이는 단계에까지 와 있다.
왜들 이러고 있는가. 오랜 시련을 이기고 군사독재를 극복하고 나니, 이제는 그 군사독재 시대 그 독재자들의 ‘하수인들’이었던 검찰이 이제는 자기들의 독재를 하겠다고 나서 있다. 그들이 주도하여 하는 지금의 정치는 민생정치도 외면하고, 외교정치도 편파일색, 국방정치도 대립일색, 심지어 ‘세계 제일의 임상의료 수준’이라고 하는 우리 의료계까지 난리를 쳐서, ‘종합병원 부도설’까지 나오게 만들어놓고 있다.
이 난국의 형세를 주역괘로 보자면 바로 천지비괘(天地否卦, ䷋), 곧 가장 암울한 시절의 괘이다. 검찰계 출신 정치 주도자들이 나라 국권과 정치계 및 의료계를 포함한 나라 전체의 영역들을 억압하고 있는 형상이다. 이에 대해, 주역 단전(彖傳)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때가 아니다. 군자가 바르게 해도 이롭지가 않다. 큰 것은 가고 작은 것이 오니, 천지가 바르게 융통하지 못해 만물이 불통하기 때문이다. 상하가 서로 어울리지 못하여 천하에 나라가 없어진 것과 같다. 안은 음이고 밖은 양이며, 안은 소인이고 밖은 군자인체 하나니, 소인의 도는 자라나고 군자의 도는 사라진다.”하였다.
현재 가장 극단적인 두 대립의 실체는, 하나는 양이고 하나는 음이 서로 대립하여, 상하가 상통할 방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 괘상이다.
이 불길한 천지비괘(天地否卦, ䷋)괘와 가장 대립적으로 좋은 괘가 이 괘의 바로 앞 11번째 괘인 만사형통의 지천태괘(地天泰卦, ䷊)인데, 그 다음 차례가 바로 12번째 괘인 만사불통의 천지비괘(天地否卦, ䷋)이다.
그런데, 이 두 괘는 서로 아주 대조적일 만큼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전자의 태(泰)괘는 그 전반부가 매우 순조롭고 상승적인 반면 후반부는 쇠락의 국면을 나타내고 있고, 이에 비해 후자의 비(否)괘는 전반부가 간난신고의 국면임에 비해 그 후반부는 오히려 순조롭고 상승적인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잘 인식해야 하겠다. 이것이 바로 주역의 기본 원리이다.
그런데, 그 다음에 13번째 괘에는 바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화합한다고 하는 천화동인괘(天火同人卦, ䷌)가 온다는 사실에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천화동인괘는 세상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화합하면서 살아가는 대동사회를 의미하는 괘이다. 그러니, 지금의 이 불길한 천지비괘(天地否卦, ䷋)괘 다음에는, 다시 모든 사람들이 서로 더불어 화합상생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역 64괘의 배치 순서는 우리로 하여금 희망을 갖게 한다. 오늘 뜬금없이 이런 주역 얘기를 꺼낸 것은, 세상이 하도 답답하여 필자가 예전에 선생님께 배운 주역 생각이 나서이기도 하고, 이런 주역 64괘 배치의 순서와 그 해석의 방향이 답답한 오늘날의 대다수 국민들께도 하나의 희망의 암시이기도 해서이다.
세상은 살아 있어서 잠시도 쉬지 않고 늘 부단히 변화한다. 그러기에, 변하지 않는 것은 살아 있지 않은 ‘죽어 있는’ 것이고, 죽어 있는 것은 이미 그 생명 또한 없는 것이다. 생명이 없는 것이 산 생명들을 가로 막고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산 생명은 늘 살아 움직이지만, 생명이 멈춘 것은 그 멈춘 순간부터 썩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리가 아닌 곳들에서 아주 다 썩어 문드러지기 전에, 이젠 다들 제자리, 제 마땅한 본래의 자리들로 되돌아가, 거기에 제대로 된 뿌리를 내릴 때이다./김익두(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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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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