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6월 04일 14시01분
[온누리]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도 익산
지난주, 익산고도아카데미 수강생들과 함께 세계유산 왕궁리유적, 익산토성 등 문화유산 답사를 다녀왔다. 마침 이날 마한백제문화연구소는 지난해부터 조사한 익산토성 자문회의를 개최하였다. 자문회의란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유물과 유구에 대하여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듣는 자리이기에, 연구소는 그동안 조사해 온 토성의 집수정과 집수정 내부에서 출토된 다양한 자료들을 전문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었다.
특히 이 날 공개되는 자료들은 토성의 가치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였다. 성곽 운영에 필요한 물을 모아두기 위하여 만든 집수정은 직경이 동서 9.5m, 남북 7.8m, 최대 깊이는 4.5m에 이르는 거대한 형태로서, 백제 사비시기 부여 이남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는 첫 사례였다. 집수정에서 출토된 여섯 점의 칠피갑옷조각은 옻칠한 가죽을 이어붙여 만든 갑옷의 조각으로 백제 수도인 공주의 공산성, 부여의 관북리유적에 이어 세 번째 사례로서 고도 익산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자문회의를 위해 준비해 놓은 이 자료들을 답사 참여자들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답사기획자로서 내심 뿌듯했는데, 우리 지역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알았다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덩달아 신이 났다.
참여자 중에는 익산토성에 처음 와 봤다는 분이 예상외로 많았다. 익산에 오래 살았고, 고도아카데미에 참여할 정도면 우리 지역의 역사 문화에 대한 관심이 누구보다도 많은 분들일텐데, 토성을 처음 알게 되었다는 것이 조금 의아했으나,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는 얘기에 답사 기획의 보람은 더 커졌다.
답사를 진행하는 중간중간 참여자분들과 간단하게 담소를 나누었는데, 고도아카데미에 처음 참여하였다는 분들과도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 가운데 6~7명은 5월 하순에 마무리된 을 수료한 분들이었다. 양성과정 첫 시간에 강의하러 가서 고도아카데미 개강을 홍보하였는데, 잊지 않고 아카데미를 신청하셨던 것이다. 강의 갔을 때 수강생들의 열기에 덩달아서 힘이 났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한데, 그 열기는 다시 고도아카데미로 이어졌던 것이다.
익산시에서는 2020년 민간기록물보존조례 제정 이후, 기록물 수집 공모전 개최, 기록물 아카이브 구축, 시민기록활동가 양성교육 등의 다양한 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올해의 양성교육에 40여명이나 되는 시민들이 의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애쓴 결과였다. 특히 양성교육 수강생 중 일부가 고도아카데미에 참여하여 지역에 대한 공부를 확장시켜 가고 있으니 이것이 바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도 익산이 아닐까 싶다.
/문이화(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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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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