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강영희 - 2024년 06월 03일 17시08분
국회 원구성 오리무중…여야, 줄다리기 계속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 민주당 요구 전체 11개 위원장 요구국민의힘 말도 안되는 처사라 주장, 원구성 장기화 불가피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지루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독 171석의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법사위와 운영위를 요구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구성 협상 시한이 임박하자 민주당은 다수결에 따른 결론 도출 의사를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여당과 대화하고 타협하되, 시한 내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 국회법과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결론을 내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법이 정한 시한 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극단적인 경우 7일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표결해 상임위를 배분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회법상 원 구성 협상 시한이 7일인만큼 더이상 국민의힘의 시간끌기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안조차 내놓지 않고, 자꾸 언론을 상대로 관례 이야기만 반복하는데, 이것은 명백한 시간 끌기다. 민주당은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줬다”고 강조했다.
역설적이게도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배분을 다수결 원칙에 따라 결론지을 경우 민주당은 18명 상임위원장을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전북에선 안호영, 한병도 의원이 위원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견제와 균형을 강조하며 민주당의 단독 처리 가능성을 적극 견제하고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겠다면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이 맡아야 한다. 그것이 견제와 균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역사상 이런 1당은 없었다. 민주당은 국회법 정신과 국회 관례를 무시하면서 의회 독재를 꿈꾸고 있다”며 “총선에서 다수의석을 차지한 것만으로 민의라 외치며 국회의장과 상임위 전체를 독식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운영위원장은 책임 있는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이 맡아야 한다. 이는 지난 87년 민주화 이후인 13대 국회 때부터 변함없이 지켜온 국회 원 구성 관례다. 민주당이 소수 여당일 때도 변함없이 주장하고 존중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이 같은 여야간 줄다리기 속에 원구성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각 개원이 그동안 수차례 반복된데다 당장 7일 원구성 표결을 민주당이 강행하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국회에 따르면 교섭단체 협상으로 원 구성을 시작한 1988년 13대 국회 전반기부터 21대 국회까지 모두 18차례 원 구성 가운데, 국회법상 시한을 준수한 경우는 임기 개시 9일 만에 문을 연 18대 후반기 단 한 차례 뿐이었다. 직전 21대 국회는 2020년 6월 16일에 원 구성을 완료해 47일이 걸렸다.
최악의 원 구성 협상 진통을 겪은 것은 14대 전반기로 국회의장 선출에만 한 달이 소요됐다. 그 뒤로 약 석 달이 지난 후에야 상임위원장 선출이 완료됐으며 국회가 정식으로 문을 여는 데 125일이 걸렸다. /서울 = 강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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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6-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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