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5월 30일 16시49분
“우리도 이제 한국인이에요”
-전북 귀화자·국적 회복자 39명 국적증서 수여-출입국관리소 “지자체와 함께 정착 지원 의미 깊어”
△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국적을 취득한 귀화 외국인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출발을 축하하고 있다. /이희철 기자
“이제 한국인 됐어요. 시험도 면접도 많이 어려웠지만 너무 행복해요”
베트남에서 온 농티리(40)씨는 30일 곱게 한복을 차려 입고 전주 한벽문화관을 찾았다. 시부모와 어린 딸이 함께했다. 이날은 농티리씨가 외국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 첫발을 내딛는 날이다.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수여받기 때문이다.
농티리씨 얼굴은 기쁨과 두근거림이 가득했다. 귀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농티리씨는 “한국어가 가장 어려웠다”며 웃어 보였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어를 공부해온 그였지만 시험과 면접 모두 만만치 않았다. “아직 한국어 잘 못해요”라고 쑥스러워하는 그의 옆에서 시어머니는 “아주 열심히 했다”며 “잘 살고 있어서 크게 걱정 안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날 오후 1시 법무부 전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소장 임은진)와 전북특별자치도(도지사 김관영)는 한벽문화관에서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행사장에는 농티리씨를 비롯한 귀화자‧국적회복자들이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기쁨을 나눴다.
이번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전북도민이 되는 귀화자 및 국적 회복자들은 39명이다. 원 국적 별로 베트남 26명, 필리핀 3명, 카자흐스탄 2명, 뉴질랜드 2명, 캐나다 2명, 태국 1명, 라오스 1명, 캄보디아 1명, 미국 1명 등이다.
귀화자 대표로는 카자흐스탄 출신 마캄바예바 라이로바 하디로브나씨와 마캄바예바 티모르씨가 소감을 밝혔다. 둘은 어머니와 아들 관계로,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해 행사를 더욱 각별하게 만들었다.
어머니인 하디로브나씨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오늘 이 시간, 이 자리가 너무 떨린다”면서도 “멋지고 든든한 아들과 남편이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들인 티모르씨는 “대한민국은 누구나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의 나라라고 믿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자긍심을 가지고, 꿈을 이루고자 나아가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수여식에 함께한 전북도는 향후 귀화자들의 지역 정착을 도울 방침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도민이 되는 것을 환영하는 의미로 전북사랑키트를 증정했다. 향후 결혼이민자 365 언니 멘토단 운영, 한국어 및 문화교육 수수료 지원 등을 진행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적취득 면접시험을 위한 모바일 음성교재를 개발하여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임은진 소장은 “오늘 새롭게 39명의 전북특별자치도민이 탄생했다”며 “이번 수여식은 지자체와 함께 정착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했다. 이어 “법무부는 귀화자들의 귀화 과정 전체에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전북도와 협력이 활발히 있을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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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3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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