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30일 14시11분
[삶의 향기]전북, ‘토종 스타 건설업체를 키우자’
이웃 광주,전남 건설업체의 득세는 전북의 토종 업체의 몰락의 반사적 이익이다. 1995년 익산의 대륙토건을 시작으로 ㈜신일과 우림건설, 엘드건설, 중앙건설 등 토종 향토 건설사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그 빈 자리를 광주,전남업체들이 치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토종 중견업체가 사라진 전북지역 주택건설시장은 수도권 대형 건설업체들과 전남 광주지역 건설업체들이 독무대였다. 해마다 6천여 가구의 공동주택이 전북지역에 공급되고 있지만 전남 광주지역에서 2∼3군에 불과했던 시공업체들이 전북시장에서 활개를 치면서 1군으로 도약이 시작되었고 전북 향토 업체들은 변방으로 쫓겨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정도이다.
건설협회 전북도지회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7년 10여개 불과한 외지건설사 수주금액이 도내 1천 여개 종합건설사 전체 수주금액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난 이후 향토건설사들의 외지 대형건설사들의 종속화가 가속화됐다. 2017년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와 동서 2축 공사 등 새만금 관련 대형공사가 발주된 해로 전체금액 1조8,965억 원 가운데 도내 업체 수주실적은 8,147억 원인 반면 외지업체들은 8,531억 원을 수주해 지역업체들의 수주실적을 추월한 것이다. 새만금사업이 향토 기업에게는 얼마나 허울 좋은 사업이었는 지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통계이다.
아파트 같은 대형 민간공사 또한 브랜드를 앞세운 외지 건설사 일색이라 향토 업체들은 고사직전에 몰려 있고 하도급 업체들마저도 외지 협력업체가 잠식해 전문건설이나 설비건설 등 토종 단종 업체는 하도급 받기도 어려워 일감있는 수도권을 찾아다니는 등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안간 힘을 쏟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토 건설사들은 고금리와 물가상승으로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고 금융권 문턱마저 높아진 올해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화두가 되고 있다. 중견건설사는 비용 부담으로, 단종업체라고 불리우는 전문건설사들은 일감 부족으로 혹독한 한 해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향토 건설사들 사이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지역건설사들의 자기 몫 찾기’ 즉 자구책을 강구해야한다는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 그나마 희망이 일고 있다. 패배주의와 안일한 종속에서 벗어나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향토건설사들의 이런 자구책 움직임에 우리는 총력으로 도와야한다. 전북 경제가 전국 최하위로 전락한 데는 지역 경제의 엔진격인 토종 건설업체의 몰락이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건설업의 비중이 20%나 되는데다 경기를 끌어올리는 가장 확실한 업종이기 때문이다. 전북을 대표하는 스타 건설업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건설업계는 물론 행정과 도민 모두가 나서야한다.
때마침 전북특별자치도가 조만간 조례를 개정해 향토 건설사들에게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한 것은 시의 적절한 조처이다. 다만 인센티브를 주려면 확실하게 줄 것을 기대한다.
또한 대형공공 건설공사에 참가하고 있는 지역 업체들이 직접 시공에 참가해 적절한 이윤을 누려 기술력 향상과 실질적인 지역경제 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공동 도급 운영 요령’을 현실성있게 개정할 것도 주문한다. 이런 제반 조치가 토종 스타 건설사 육성의 자양분이기 때문이다./장기철(재경전북자치도민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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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3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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