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5월 29일 15시35분
"산재예방 비용은 지출 아닌 투자"
-김관영, 도내 전 사업장에 안전대책 호소-중처법 시행 무색 전북은 사망자 2배 증가
“전북특별자치도는 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중대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관영 도지사가 29일 도내 전 기업에 이 같은 내용의 서한문을 일제히 발송한 채 안전한 일터 조성에 민·관과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며 호소하고 나섰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무색케, 특히 올들어 5인 이상 사업장까지 그 적용대상이 확대 됐음에도 도내 곳곳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속출하면서 전국 최악의 산재 위험지란 오명이 쏟아지고 있는데 따른 대책 중 하나다.
김 지사는 이날 도내 5인 이상 사업장 2만5,700여 개사에 보낸 서한문에서 “생명과 안전은 우리가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임에도 최근 도내 일부 지역에서 잇따른 사망사고가 발생해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안전은 비용이 아닌 투자로 여겨 재해없는 일터를 위해 안전설비를 충분히 갖출 수 있도록 경영주 여러분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안전수칙은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만큼 경영주와 노동자 모두 산업재해 예방에 함께 힘을 모아줄 것”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 또한 선제적인 노력을 하겠다”며 “산업재해 예방은 도민의 생명과 직결된 만큼 우리 도는 안전한 일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컨설팅, 교육, 홍보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중대재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앞서 전북자치도는 지난 8일 도민안전실 브리핑을 통해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한 산업환경 조성에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당장 산재 사고가 집중된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도내 모든 사업장에 대한 안전점검이 시작됐다. 점검 대상은 약 4,700개 사업장이 지목됐다.
또한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현장은 도청의 경우 실·국장, 기초 지자체는 시장 군수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 점검하기로 했다. 그 안전관리 담당자에 대한 교육은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된다.
소규모 사업장(5인 이상~50인 미만)에 대한 산재예방 교육과 컨설팅 지원도 강화된다. 올들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에 추가로 포함됐지만 시설 개선과 전문가 채용 등 대응 여력이 부족해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찾아가는 생활안전교육과 연계한 중대재해 교육, 상공회의소나 건설인협회와 같은 유관기관 정례회 개최시 산업안전 강의 필수화 등도 추진하기로 해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산재 사망자는 총 598명 규모로 2022년 중대재해법 시행 후 7%(46명) 가량 줄었다. 이중 대구는 50% 가까이 감소했고 광주, 강원, 충남 등도 30% 안팎씩 줄었다.
반면, 전북은 거꾸로 사망자가 2배 가까이 늘면서 전국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들어서도 산재 행렬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약 4개월간 14명이 숨져 전년 동기대비 40%(4건) 증가했다. 지난달 16일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선 A씨가 배관에 깔려 숨졌고, 다음날인 17일 익산시청 신청사 공사현장에선 크레인 해체작업을 하던 B씨가 추락사 했고, 23일은 고창 무장읍성에서 보수작업을 하던 C씨가 끼임 사고로 숨지는 등 산재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렇다보니 노동계는 물론 정관가도 연일 특단의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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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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