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26일 14시13분
[메아리]16년째 이어오고 있는 익산장애인인권영화제
그동안 불가피한 사정이 아니면 매년 참석해서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데 올해는 ‘권리를 잇는 노동자“와 ‘일로 만난 사이’ 두 작품을 관람하고, ‘일로 만난 사이’는 영화 상영 후에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참여했는데 장애인 정책 관련 오고 가는 이야기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
‘일로 만난 사이’는 서울지역의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에 참여한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다루 작품이었다. 이 사업은 서울시에서 최초 시행해서 전국으로 퍼져나가 지속적으로 추진되며 사회적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 감독의 설명을 통해 그동안 노동의 생산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했던 일자리라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해 새로운 고민과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익산장애인인권영화제 모든 작품은 무료이며 상영이 진행되는 모든 장소는 휠체어 이용 및 접근이 가능하다. 장애인들이 영화관에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 호응이 좋다. 몇 해 전 부터는 대부분의 작품을 ‘가치봄영화’로 상영하고 있는데 ‘가치봄영화’는 기존의 영화에 화면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화면해설과 화자 및 대사, 음악, 소리정보를 알려주는 한글자막을 넣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영화다.
현재 포털을 통해 검색해보면 장애인인권영화제는 전국적으로 서울, 대전, 제주, 익산, 서울은평 등의 도시에서 개최되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단체 중앙본부들이 함께 주최하는 가치봄영화제(PDFF)가 2000년부터 열리고 있다.
서울의 경우 2003년 시작해서 올해로 22회째를 맞고 있는데 2022년부터 서울시가 예산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주최 측은 영화제의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시민들의 후원으로 시민들이 직접 꾸려가는 영화제로 만들어가고 있다. 장애인 인권은 진보, 보수의 정파적 문제가 아닌데 자치단체장의 성향에 따라 예산지원 여부가 좌지우지되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장애인이 주인공인 영화는 쉽게 볼 수 없는 미디어 환경에서 장애인인권영화제는 장애인이 여기저기 이동하고, 여행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조명한다. 기존 미디어에서 수동적으로만 보여지는 장애인 모습과 달리 비장애인과 동등한 존재로서 주체적인 장애인의 삶을 기록하고 보여주고 장애인 당사자들이 만든 영화가 대중들과 만나는 장이기도 하다.
또한 이와 같은 영화제를 계기로 각기 다른 장애를 갖고 있는 기관, 단체 관계자들이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면서 서로의 장애 특성과 어려움을 이해하게 되고, 우리 사회의 장애인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잡아가는데도 매우 큰 도움의 장이 되고 있다고 한다.
지역의 품격을 높이는 익산장애인인권영화제가 16년을 이어오고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며 지역의 자랑거리다. 그동안 영화제를 이어온 수많은 분들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이와 같은 영화제가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장애인인권영화제가 아직까지는 장애인 관련 단체 관계자들을 주 관객층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시민이 관객층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주최 측의 확장 노력이 다방면으로 강구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자치단체 차원에서 홍보와 참여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과 지역 시민사회 및 기관, 단체들의 사회적 관심도 필요하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는 헌법 10조의 규정을 들지 않더라도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여성, 다문화,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권리를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 그런 세상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꿈꾸는 미래 모습이다. 장애인인권영화제를 통해 우리 지역이 미래를 향해 한 달 더 내딛기를 바란다./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제7.8대 익산시의원, 직접민주지역자치당 창당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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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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