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5월 26일 13시44분
'한국에는 솟대가 없다’
△부안읍 남문안 돌돛대
△부안읍 석조 오리진대
전북역사문화교육원이 25일 오후 2시 강의실에서 전북 역사문화강좌를 가졌다.
송화섭 교수(전 중앙대학교 교수)의 첫 강의 주제는 '한국에는 솟대가 없다'였다. 송교수는 그동안 한국인들의 고착화된 북방문화론을 비판하면서 소도와 솟대를 동일시해온 기존 관념과 인식을 부정하고, 마한의 소도와 민속신앙의 솟대는 전혀 상호관련성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소도 기록은 중국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처음 등장한다고 밝히면서 중국 운남지역에서 발견한 입대목현령고(立大木懸鈴鼓)의 자료를 제시하면서 손진태의 솟대론을 부정했다.
송교수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조사보고서에 근거하여 한국에는 진대, 돛대가 있을뿐 솟대는 없다고 했다.
진대는 사찰의 당간에서 기원했다고 밝히고, 한국에서는 당번(幢幡)을 거는 당간이 고려시대에 풍수비보 기능으로 정착하면서, 조선후기에 이르러 처음으로 진대 돛대문화가 민속신앙으로 고을과 마을에 오리진대가 출현했다는 것이다. 오리진대는 쇠, 돌, 나무로 만들어진 간주에 3마리의 물오리를 장식하는게 오리진대의 원형이라고 밝혔다.
송교수는 오리진대는 한국에만 분포하는 풍수비보와 불교민속의 상징물이라면서 밀교의 택지법과 목부비공형 설화가 결합하여 태동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대문화의 발상지가 전북 해안지역이라면서 부안읍에 조성된 돌돛대, 돌진대, 돌당간이 진대문화의 원형이라고 밝혔다. 그 근거로 부안읍 오리진대에 새겨진 1689년(숙종15) 명문을 제시하면서, 부안읍의 오리진대는 세계문화유산으로서 탁월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완산구청 옆 서전빌딩 4층에 자리한 전북역사문화교육원은 격주제로 토요역사문화강좌를 열어오고 있다. 그동안 군산대학교 박물관장 곽장근 교수가 장수지역에 산재한 봉화, 산성, 고분, 제철유적 등 전북지역 가야문화에 대해 4차례 강의를 해왔다. 곽교수는 운봉 유곡리 두락리 가야고분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키는데 커다란 역할을 해온 역사고고학자이다.
김경민이 전북역사문화교육원 원장을 맡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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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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