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23일 13시56분
[사설] 전북 습지를 살려라
전북특별자치도, 제23회 세계 습지의 날 개최갯벌과 공존 도모, 물려줄 수 있는 정책 시급
전북특별자치도가 22일 ‘제23회 세계 습지의 날’ 기념식을 람사르고창갯벌센터에서 개최했다. 도는 이번 기념식을 통해 고창 갯벌의 위상을 홍보해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미래세대에게 알리고, 보전·보호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또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자체 및 습지 관련 단체 등이 참석, 고창 갯벌 홍보 캠페인, 재활용품 새활용(업사이클링) 체험, 환경 교육 등과 관련한 20여개의 생태 관광 체험 부스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고창엔 연안습지인 고창갯벌, 내륙습지인 운곡습지·인천강하구 등 3곳의 습지보호지역이 있다. 고창은 '한국의 갯벌' 5곳 중 하나로, 전 세계가 인정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다. 갯벌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해양 탄소 중립의 상징이자 지진, 해일과 같은 재해를 방지하는 무한한 가치의 공간이다. 정부는 이러한 가치를 지키고자 갯벌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습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동·식물의 서식지이며, 오염물질의 정화, 홍수 조절, 기후변화 완화, 여가적·미적·경관적 기능 등 환경적으로나 사회·문화·경제적으로 그 기능과 가치가 매우 높다. 습지 기능과 가치를 전세계적으로 인정하여 지속가능하게 보전관리하고 현명하게 이용하고자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각국가별로 지정하고 관리하기 위해 다자간 환경협약(람사르협약)으로 체결됐으며, 국가별로 습지의 날을 기념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세계 습지의 날 개최와 관련해 ‘세계 습지의 날’을 기념하는 취지를 고려할 때 기념행사를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국내 습지 현장에서 개최, 습지의 기능과 가치를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취지에 부합된다는 지적이 끊이없이 제기돼 왔다.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2월달은 야외 활동을 하기에 어려운 시기이므로, 람사르협약 사무국 권고에 따라 기후가 온화하고 습지의 생명력이 왕성해지는 5월 중에 람사르습지 등으로 등록된 현장에서 별도의 기념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제는 지역사회와 갯벌의 공존을 도모해 미래 세대에게 소중한 유산을 고스란히 물려줄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습지 보전 정책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지역사회와의 공존이다. 우수한 습지를 품은 연안·어촌 등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해양보호구역 확대 및 갯벌생태관광 활성화 등을 적극 추진하는 등 최선을 다해야 한다. 습지의 날은 국제습지조약의 내용 및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날로 활용되지만 특정한 날이 아닌, 일상에서의 보존 노력과 실천이 더 중요한 게 사실이다. 습지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과 관련해 도민 여러분의 관심을 당부한다. 갯벌의 중요성을 국민 모두와 전 세계가 공감하고, 연안 습지를 매개로 현세대와 미래 세대가 연결되는 가슴 벅찬 미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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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2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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