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강영희 - 2024년 05월 22일 16시13분
당원투표 50% 반영해 의장 선출… 당내 우려 확산
-민주당 강성 당원들 의장 투표 반발 거세, 잠재우려 당원 투표 도입 논의-국회의원들 공천 과정에서 권리당원 50% 투표 비율 반영, 대표성 확보
-당원권 강화, 결국 이재명 대표 체제 강화책이라는 지적 목소리 나와
국회의장 경선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주창되고 있는 당원권 강화 움직임과 관련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보다는 우려 목소리가 큰 데 당원 주권 회복 차원이 아니라 당내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주류를 이룬다.
직설적으로 이 대표 연임을 위한 체제 강화책이라는 것인데 친명 일극 체제 속에서 공개적인 비판 목소리조차 전무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당 안팎에서 개딸로 불리는 강성 당원 뿐 아니라 오랜 시간 민주당을 지켜온 진성 당원까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전북과 호남 지지세가 두터운 조국혁신당의 틈새 공략이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본격화 할 조짐이어서 민주당 내 애당심이 두터운 인사들의 걱정이 크다.
그럼에도 친명그룹 내 인사 가운데 ‘찐 명’이 되려는 당내 인사들의 발언 수위는 거침이 없다. 실제 지난 21일 진행된 이재명 대표 주재 난상 토론에선 원내대표와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권리당원의 의견을 50%까지 반영하자는 의견까지 제시됐다. 한 당선인은 “일반 시민 50％, 권리당원 50％ 참여로 뽑힌 국회의원 후보가 총선을 통과했다”면서 “그렇다면 원내대표를 뽑을 때도, 우리 당의 국회의장 후보를 뽑을 때도 똑같이 국회의원 50%, 당원 50% 비율을 적용하면 되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 역시 우원식 의원이 선출된 국회의장 선거 이후 불거진 탈당 사태에 대해 “최근 입당한 분이 과잉반응으로 탈당하거나 소수의 팬덤 아니냐는 지적 있는데 실제로는 아니다. 당이 분열하고 역량이 훼손되게 할 건가, 아니면 새 발전의 계기로 만들 건가 그 기로에 있는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사실상 원내대표 및 국회의장 경선 과정에서 일반 당원의 표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이 대표가 동조한 셈이다.
이에 대해 도내 정치권은 이같은 당원의 권한 강화 방침을 이 대표 체제 강화용 명분 쌓기 차원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공교롭게도 민주당은 이번 국회의장 경선 이후 곧장 2026년 지방선거에서 당원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편에 착수했다.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광역의원·기초단체장 후보를 결정하는 시도당위원장 선출 과정에 권리당원 의사 반영 비율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은 현재 시도당위원장 경선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50대 50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권리당원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하면서 권리당원 1인당 표 가치가 대의원 1인에 비해 크게 낮아지면서 투표 반영 비율을 조정해 권리당원들의 표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당대표와 최고위원 등을 뽑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표 비중을 60대 1에서 20대 1 미만으로 조정했는데 권리당원 수가 약 15만명에 이르는 전북의 경우 이 기준에 맞추기 위해선 대의원5%+권리당원 95%로 변화가 불가피 하다.
도내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재명 대표 취임 전후로 각종 경선룰과 관련한 당헌당규 개정이 있었다”며 “현역 국회의원, 즉 기득권 권한을 당원들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보다 궁극적인 목적은 이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데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 강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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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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