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22일 14시27분
[기고]꽃가루와 알레르기
주로 풍매화 식물에서 발생한 꽃가루가 호흡기 알레르기와 결막염, 천식의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풍매화 식물로는 나무 중에서는 참나무, 오리나무, 자작나무, 삼나무가 있고, 풀 중에는 돼지풀, 환삼덩굴, 쑥이 있으며, 별도로 볏과 식물에 포함된 각종 잔디류가 있다. 나무와 풀은 꽃가루가 날리는 기간이 뚜렷이 구분되는데, 나무의 경우 4월부터 6월 초순에 대부분 날리며 풀은 8월 중순부터 10월 초순까지 날린다. 잔디의 경우 5월부터 10월까지, 7월 장마철을 제외하고 연중 날리는 특징이 있다.
꽃가루는 기온이 20~30도 사이의 맑은 날에, 강한 바람보다는 2m/s 정도의 약한 바람이 불 때 공중으로 높이 떠올라 멀리 퍼져나간다. 그러므로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이맘때에 꽃가루를 특히 조심해야 한다. 한편, 벚꽃이나 튤립, 장미처럼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꽃들은 꽃가루의 크기가 커서 바람에 쉽게 날리지 않으며, 양도 적고 끈적임이 있어 공기 중에 날려 인체로 흡입되는 일이 드물다.
기상청에서는 꽃가루 알레르기 질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온, 풍속, 강수, 습도의 기상조건을 고려하여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 정도를 지수화한 ‘꽃가루농도 위험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기상청 날씨누리를 통해 제공되며, 꽃가루농도가 높은 4월부터 6월, 8월부터 10월에 오늘, 내일, 모레의 꽃가루농도를 ‘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 4단계로 예측한 정보와 단계별 올바른 대처 요령이 정리되어 있어서 외출 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꽃가루농도가 ‘높음’ 이상일 때는 대체로 알레르기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는데, 그런 날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도 창문을 닫고 생활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국립기상과학원에서는 우리나라 주요 8개 지역의 10년간 꽃가루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꽃가루달력’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꽃가루달력은 꽃가루 관측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알레르기 유발 품종의 꽃가루 발생량과 알레르기 유발성을 단계별로 구분한 정보를 담고 있다. 전주기상지청은 이를 활용해 최근 10년간 전북특별자치도의 꽃가루 통계자료를 정리한 꽃가루달력을 제작해 보건소, 보건의료원 등 관계기관에 배포하고 있으며, 매주 꽃가루 관측정보를 카드뉴스로 제작해 전주기상지청 사회관계망(SNS)에 게시하고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장기간 꽃가루가 날리는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정 꽃가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기상청이 제공하는 꽃가루달력과 관측정보를 이용하여 해당 꽃가루의 위험농도 시기를 미리 확인하고,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우리의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들이하기 좋은 이맘때, 꽃가루 정보 확인으로 공기 중에 흩날리는 작은 복병 꽃가루로부터 건강을 지키고 즐거운 야외활동을 하길 바란다. /유희동(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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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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