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22일 14시22분
[생의 한가운데]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친일 청산을 바란다
특히 태평양전쟁 전후에 많은 분들이 군인·군속으로, 일본군 위안부로, 근로정신대로 끌려가 고초를 겪고, 또 원자폭탄과 귀국선 침몰로 희생당하였으니 그 수는 전국적으로 100만명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듯 독립을 위해 많은 분들이 고통을 감내하고, 또 많은 분들이 전쟁터에 끌려가 목숨을 잃는 사이에, 일제에 빌붙어 호의호식한 친일파가 있었으니 그 반민족 또는 반인륜행위에 대한 조사 필요성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1994년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을 조사하여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기로 하고, 2001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를 구성하여 매국, 중추원, 관료, 경찰, 군, 사법, 종교, 문화예술, 언론출판 등 16개 분야에 4,389명을 선정하여, 친일 인사의 행적을 가감 없이 수록한 '친일문제연구총서 인명편, 친일인명사전' 3권을 발행하게 되었다.
전라북도에서는 2020년 ⌜친일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하여 전북에는 133건의 친일잔재가 있다고 보고하고, 14개 시·군과 회의를 거쳐 시·군별 처리방안을 마련하여 청산을 추진하였으며, 2022년 12월 말 64건이 완결되고 나머지는 추진중이거나 검토 의견으로 보고 되었다.
전국적으로도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친일 흔적을 지우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우리 고창군은 전북도 조사 16건 중 단 한 건도 청산을 하지 못하고 있기에 미온적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미당 서정주는 조선의 청년들에게 “일본을 위한 전쟁에 나가서 싸우다 죽는 것은 일본 천왕이 반도인에게 부여한 크나큰 영광”이라며 징병과 학병에 참여하라는 글을 쓰고, 헌시 '반도학도특별지원병 제군에게'라는 시에서는 “교복과 교모를 이냥 벗어버리고, 모든 낡은 보람 이냥 벗어버리고, 주어진 총칼을 손에 잡으라! 적의 과녁 위에 육탄을 던져라!”고 하였으며, '마쓰이오장 송가'에서는 자살특공대 가미카제가 되어 죽은 청년을 두고, 가미카제에 나가는 것을 애국적 행동으로 미화하며 가미카제에 나갈 것을 권유하는 글을 발표하였다. 뿐만아니라 5.18 광주학살의 원흉인 전두환을 위해 대통령 선거에서 지지연설을 하고, 1987년 전두환의 생일을 맞이하여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를 통해 “단군이래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찬양하고 “일해”라는 호를 바치기도 하였다. 이렇듯 미당은 친일반민족행위를 하고 독재자에 빌붙어 호위호식한 명명백백한 친일파로, 고창출신이라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수억원의 혈세를 투입하여 미당문학관을 운영하고 추모제를 지내는 현실을 보며 동학농민혁명군의 후예로서 울분을 금할 길이 없다. 필자는 태평양전쟁에 끌려가 희생당하신 분들을 위해 '일제강점하 강제동원진상조사 특별법'제정과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희생자 유가족들과 함께 투쟁하는데 앞장서 왔다. 수 차례 국회를 방문하여 의견을 전달했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하기도 하였으며, 일본 최고재판소에 항의 방문을 했으며, 서울 한복판에서 혈서를 쓰며 결의를 밝히기도 하였다. 고창 위안부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내내 빈소를 지키며, 상주가 되어 아픔을 함께하였으며, 일제 강점하 피해 영령을 위로하고자 “합동위령제”를 주도하는 등, 거의 30년 동안 유가족분들의 억울함을 달래고 위로하는데 나름의 최선을 다하여 왔다.전북특별자치도는 광복절에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에게 감사를 표시하고, 독립유공자와 후손들이 대우받고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선열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룬 대한민국의 역사를 새기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미래로 전진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친일잔재 청산에는 지극히 미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과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전라북도 친일잔재 전수조사 및 처리방안 연구용역⌟ 에 따라 친일 잔재 청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길 바란다. 부디 친일의 잔재 청산과 자주독립정신의 고양을 통해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 전북이 되기를 염원한다.
/오세환(고창군의원·고창교육지원청 거버넌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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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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