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5월 16일 15시14분
[금요수필]행복이란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다
김형중
세상 사람들 누구나 행복을 꿈꾸며 오늘을 살아간다. 우리의 삶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픔과 시련을 겪으면서 살아왔고, 좋지 않은 일도 숱하게 경험해봤을 것이다. 가난의 서글픈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말하는 행복은 충족한 삶에서 얻은 포만감에 불과하다. 진정한 행복의 감정은 비교에서 시작이 된다. 사람의 두뇌는 한 자(一尺) 정도 아래에 있는 ‘가슴’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살아간다. 인간은 물질적 조건에 만족한다고 하더라도 삶에 따르는 아픔과 고통을 피할 길이 없다. 즉 행복이란? 고통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데서 얻어진다고 할 수 있다.
사서(四書)중의 하나인 맹자 양혜왕편上에 무항산 무항심(無恒産 無恒心)이란 글귀가 있다. 풀이해보면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다.’라는 뜻이다. 가난을 맛본 사람은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는 말에 쉽게 공감이 가지 않을 것이다. 살다 보면 돈보다 더 가치 있고, 더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다. 즉 건강, 사랑, 가슴 뛰는 삶, 마음의 평온 등 이외에도 행복으로 가는 요소인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은 상당하다. 그러나 뼈저리게 가난을 겪은 사람은 돈이 절대적 요인이다.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치스러운 사람이다. 적당한 돈은 인간다운 존엄을 지키게 해주거나, 하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해주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다시 말하면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면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없을 것이다. 타인의 경제력에 의존한다는 것은 자신의 떳떳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상대의 영향력 아래로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돌고 도는 것이 돈의 생명이며, 돈에는 눈이 없다. 돈을 경멸하는 사람이나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돈이 ‘수단’이 아닌 ‘삶의 목적’이 된다면 그 인생은 매우 무미건조할 것이다. 적당(?)한 소유는 그 사람을 자유롭게 할 것이며, 이웃을 위해서도 쓰일 때는 돈이 가진 향기의 유력은 주위를 훈훈하게 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가치를 지녔다고 하더라도 행동의 실천이 따르지 않는 가치는 생동감이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듯이 ‘겪고 있는 만큼 얻어지는 것’이 우리들의 삶의 철학이다. 즉 세상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만큼 얻어낸다. 가슴에 깊이 새겨진 아름다운 추억이나, 아픈 기억은 평생을 안고 간다. 그래서 사람은 과거와 함께 살아간다고 했다. 더군다나, 춥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의 쓰라렸던 과거를 가진 사람에게 ‘돈은 행복의 요인’이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가 수긍하겠는가. 네가 배고픈 서러움을 알기나 하고 하는 얘긴가? 라고 반문할 것이다. 행복을 느끼는 감정은 누구나 같을 수 없는 상황의 느낌으로 나타나는 순간의 무지개이리라.
김형중 수필가는
에세이스트. 시조시인. 문학박사
문단활동-행촌수필. 전북수필. 영호남수필. 교원문학 외
전 원광대 사범대 강사. 중국연변대학 예술연구소 객원교수.
중국연태대학 객좌교수. 군산대학 산학협력단 자문교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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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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