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12일 14시13분
[메아리]사라지는 ‘전북특별자치도’, 소멸하는 ‘전북민속’
‘제65회 전북민속예술축제’ 유감
작년엔, 자신들이 일정한 ‘책임’이 분명 있는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의 실패에 대해서도, 모든 책임을 중앙정부에 떠넘기기 위해 머리까지 깎고 난리를 쳤지만, 자신들의 책임과 무능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제대로 도민들에게 ‘사과’하는 걸 보지 못했다.
이런 사람들은 늘, 마치 제 집안이 어떤 집안이고, 어떤 역사와 전통과 장단점을 가지고, 어떤 미래지향적 가능성을 담지한 자산들을 축적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거나 깊은 관심도 없고, 또 공부도 하지 않으며, ‘자기 자신’과 ‘자기 집안’이 아닌 어이어디 자신과 집안 ‘바깥’의 그 어디에서 무슨 집안 살림의 대안과 미래를 찾고자 헤매고 다닌다.
집안은 이미 망해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판인데, 집안 내부 사정엔 전혀 관심이 없고 무식하며, 집안에 어떤 보물과 금송아지가 있는지도 전혀 관심이 없다. 이러한 사정은 전주시도, 각 지역 시군도 대체로 비슷하다. 공부도 하지 않는다. 공부도 하지 않아 무식하면, 해당 분야 전문가들에게라도 물어서 ‘무식’을 모면해야만 하는데, 그럴 생각들도 없어 보인다.
집안에 있는 ‘소’는 전혀 키울 생각도 없고, 어디 다른 곳에서 무얼 좀 뜯어와야만 산다는 논리이다. 심지어, 그동안 집안 가족들이 온갖 정성을 들여 키운 소마저 두들겨 패고 죽이는 짓도 밥먹듯이 한다. 이 사람들은 경상도 성주군이, 촌스럽지만 오래도록 ‘성주참외’를 정성껏 키워, 전국 제일의 참외로 이루어낸 것을 눈 똑바로 뜨고 제대로 보고 제대로 깨닫길 바란다.
전주시의 최근 도시 행정 행각을 보아도 그 가관이 이를 데 없다. 오랫동안 키운 전주 삼천천 버드나무를 몽땅 잘라버리더니, 최근엔 전주천 버드나무들도 몽땅 베어버리고, 아주 최근에는 전주시의 시목으로 시민들이 30여년을 소중히 키운 전주 관통로 가로수 은행나무들을 또 몽땅 캐내어 버리는가 하면, 팔달로 오거리 근처 가로수 은행나무들은 가지들은 마구 아무렇게나 우두둑 잘라내어, 나무들마다 몽땅 병신나무들을 만들어 놓았다! 도대체, 전라북도, 전주시 지자체 장들과 행정 공무원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대구시는 전국 최고의 여름 고온 도시의 누명을 벗기 위해 최근 여러 해 동안 집중 노력을 기울여, 전국 최고온 여름 도시 온도를 점차 낮추어가고 있는 반면, 전주시는 지금도 30여년 이상 키운 시내 도심 한복판의 시목들까지 마구 베고 잘라내고, 바람길까지 다 막아버리는 식의 아파트 난개발로 인해, 최고온 도시 현재 전국 시도청 소재지 4위[대구 1위, 광주 2위, 제주 3위, 기상청 통계]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도 전주시는 소중하게 키운 나무들을 마구 잘라내고 캐내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꼬락서니이다.
그것뿐인가. 엊그제 끝난, 전북특별자치도 주최,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가 주관하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놀이마당에서 개최된 ‘제65회 전북민속예술축제’ 행사는 더욱 가관이었다. 이 축제 행사는 무려 반백년도 넘은 65회째를 맞이한, 사람 나이 환갑을 훨씬 넘긴, 아마도 전북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민속예술 축제인데도, 행사에 관한 홍보도 거의 없이, 각 지역 예총을 통해서만 출연 신청을 받고, 오전 10시에 시작하기로 공지한 시작 시간을 갑자기 시작 직전에 9시 40분으로 앞당겨 참가자들을 당혹케 무시당하게 하는가 하면, 심사위원들이 누구인지 어떤 해당분야 전문가인지도 알 수 없게 하고, 해당 민속예술 분야의 전문가는 거의 보이지도 않은 채, 예총 산하 협회장들로 보이는 사람들뿐이었다는 제보이다. 심지어, 행사가 끝난 후에 시상식도 하지 않았다는 제보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사라져가고 있음과 동시에, 전북특별자치도의 그 ‘특별함’의 가장 깊은 토대를 이루고 있는 ‘전북특별자치도’의 ‘특별한 민속예술’ 축제를 이렇게 막무가내로 부실하게 운영해 나아가는 이런 작태가 관연 합당한 짓인가. 전북특별자치도의 ‘특별함/차별성’을 담보하는 가장 소중한 문화유산인 우리 도의 소중한 ‘민속예술 자산’을 이런 식으로 함부로 다루어도 되는 일인가.
소멸 직전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번 축제에는 청소년부 1팀[고창 강호항공고등학교 농악부 고창농악 판굿], 일반부 4팀[전라좌도 진안농악, 순창농악 판굿, 익산삼기농요, 풍류마당 풍물단 좌도농악 등]이 참가하여, 힘찬 경연을 벌이었다. 이분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드린다. 전북민속예술인들, 만만세! /김익두(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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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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