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5월 12일 14시00분
임실의 문화와 전통을 한곳에서 만나다
임실향교 국가유산활용사업 '어이~ 유생(儒生)! 유생(乳生)!'이 올해로 9년째 진행
임실향교는 임실 터미널에서 도보로 10분 정도의 읍내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고장 국가유산활용사업의 향교·서원 부분인 '어이~ 유생(儒生)! 유생(乳生)!'이 올해로 9년째 진행되고 있다.
문화재청(2024년도 5월 17일부터 국가유산청으로 개명될 예정)은 문화재보호법의 기본 원칙을 ‘원형보존’에 두고 문화재보존을 우선적으로 진행해 왔다. 그러다가 2000년대에 들어와 국민의 문화유산 향유권을 신장하기 위해 조직 내에 새롭게 문화재활용과를 두고 활용을 시작했다.
올부터 문화재활용사업은 ‘우리고장 국가유산활용사업’으로 개명하고 향교‧서원 문화재 활용사업, 생생문화재사업, 문화재 야행사업, 전통산사문화재활용사업, 고택종갓좁활용사업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문화재를 활용하는 사업은 무엇보다도 ‘지자체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 일’이다. 지역 문화재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 시대에 맞게 녹여내기까지의 긴 시간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하여 진행해 보아야 하므로 섣부른 흥행의 여부, 성공적인가의 잣대 등의 기준으로는 긴 전통 속에서의 재해석은 이루어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임실군의 임실향교 등의 활용사업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은 의미 있는 일이리라.
임실향교는 '어이~ 유생(儒生)! 유생(乳生)!'이란 사업명으로 향교‧서원 문화재활용을 하고 있다. 숙박형으론, 동일 제목의 '어이~ 유생!유생!'이 진행되고 있고 배향 인물이 품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활용, 향교‧서원을 생기 넘치는 문화공간이자 인문정신과 청소년 인성을 함양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임실향교는 올해 처음으로 여성 유림의 입교를 허락하였으므로 여성 유림들이 향교·서원활용사업인 '어이~ 유생(儒生)! 유생(乳生)!'의 소품의 섬유류 공예품을 만드는 '유생의 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임실이 고향인 이명례씨는 “우리 어렸을 적에는 향교 안에 여자는 발도 못 붙였었어요. 그런데 세상이 좋아져서 우리가 여성 유생이 되어 향교에 드나들면서 배울 기회, 특히 전통을 배울 기회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에요”라고 기뻐하며 바늘을 잡았다.
임실향교를 활용하는 '어이~ 유생(儒生)! 유생(乳生)!'의 '유생의 뜰'은 임실 여성 유림뿐만 아니라 김제와 전주 등에서도 배우러 오는 여성이 있다.
전주역에서 오전 9시 18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임실역에 하차하여 다시 택시를 타고 임실향교까지 온다는 윤혜엽씨는 “전주에서도 전통자수나 섬유공예품을 가르치는 곳이 있지만, 임실향교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문을 보고 일부러 시간을 내어 와서 배우게 되었어요. 처음 바늘을 잡아보는 것이라 서툴지만 3월부터 이번이 5회째인데 하나하나 완성되어 가는 뿌듯함으로 이 시간이 기다려져요. 물론 선생님이 숙제를 내주셔서 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요”라고 즐거워했다.
일본인으로 한국인이 된 이케가메 유키(池龜 友紀, 50세))씨는 "지난해에 임실 고택·종갓집활용사업인 이웅재고가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서 한번도 빠지지 않고 출석했다. 올해 없어진다는 말에 서운했다. 그런데 임실향교에서 소품공예 시간이 있다고 하여 얼른 신청했다. 일본의 전통 자수와 다른 점이 무엇인지는 좀 더 한국의 전통자수를 알아야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햇다.
"모두 큰 도시 아니면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김제와 전주에서 임실까지 와 주는 것 자체가 임실향교 활용사업의 성공점으로 본다. 임실향교 활용 제안서를 처음 제출할 때부터 길게 보고 시작했다. 향교라는 전국에 고을마다 거의 다 있는 향교이며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향교를 그 가운데서 ‘뛰어난 보편적인 가치’를 끌어 올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많이 고민했다. 우선은 임실의 문화유산인 향교에 많은 방문객이 있어야 하겠다는 의도와 임실지역의 특수성을 연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임실향교의 학생을 지칭하는 유생(儒生)과 임실 치즈 산업을 향교와 접목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면서 우유에서 나오는 치즈라는 뜻으로 유생(乳生)이라고 이름하여 사업명을 지었다. 또, ‘뛰어난 보편적인 가치’를 생각하면서 임실 향교만의 이 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문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임실향교선생안'의 내용을 발췌, 참가자들의 특성 및 능력에 맞추어 단막극이나 마당극 또는 판소리 등 시험적으로 만들어보는 '오백년 은행나무 아래에서'도 연극인인 이재학선생의 도움으로 진행하고 있다"
임실향교 활용사업을 제안하고 수행하는 (재)문화재아웃리치연구소의 이사장이자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재보존학과 전경미교수의 소감이다.
문화재청과 전북특별자치도, 임실군의 주최로 진행되는 우리고장 국가유산활용사업인 '어이~ 유생(儒生)! 유생(乳生)!'은 지난 3월부터 11월 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숙박형인 '어이~ 유생!유생!'은 모집이 완료됐다. 프로그램 문의는 (재)문화재아웃리치연구소 문화재활용사업단 전화(063-243-3274)와 홈페이지(www.ch-outreach.kr/)' 등을 활용하면 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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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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