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청소년 기자 - 2024년 05월 08일 14시05분
[달그락달그락] 군대와 전쟁이 없는 세상, 신나게 노래 부르는 것이 평화
제41회 팽팽문화제 현장 속에서.. ‘평화’를 묻다
지정되었으며,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다른 지역 팽나무에 비해 입지적 특성이 우수하고 식물학적·경관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런 팽나무가 군산 공군기지의 확장에 따라 위험해 질 수 있다고 한다. 이 기지는 대한민국 공군과 주한 미국 공군이 주둔해있다. 주한 미군이 운영하고 있는 영토의 경우 미국의 영토가 되어 더 이상 한국의 땅이 아니다. 반환 받을 수도 있지만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이다. 군산 미군기지는 처음 건설 될 당시보다 훨씬 커진 상태이다. 이에 따라 많은 하제마을 주민들이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 이주한 마을 주민들은 현재 군산대학교 인근 임대아파트에서 좋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팽나무와 하제마을, 평화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매월 축제를 열고 있는데, 이것이 ‘팽팽문화제’이다.
‘제41회 팽팽문화제’는 4월 27일 토요일 3시에 하제마을 팽나무 인근해서 진행되었다. 팽팽문화제에 도착하니 나물 전을 부쳐 문화제 참여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었다. 주요 무대에서는 판소리, 마당놀이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다함께 사계절을 표현한 춤을 추며 팽나무 돌고 식순은 마무리 되었다. 많은 즐길 거리가 있었다.
청소년기자단은 ‘팽팽문화제’ 참여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김규영(40대, 군산, 부스운영자)
1. ‘팽팽문화제’ 행사에 참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와야만 해서요. 처음 온 게 2022년인데, 그때는 굉장히 낯설고 불편하고 어색했어요. 다음해 가을쯤에는 ‘사람의 일로서 와야겠구나.’ 마음이 들었고, 2023년에는 거의 매달 왔어요. 지난달에는 ‘팽팽 60분’이란 책모임을 만들었어요. 내가 역할이 있으면 좋겠어서요. 여길 청소하고, 부침개 같은 거 붙인다면 자원해요. ‘누구든 언제든 할 수 있는 것이었구나.’ 라는 것을 알았어요.
2. 팽나무가 주는 의미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팽나무는 나무이고, 이 땅에 살고 있는 생명이죠. 이 팽나무는 600년이라는 의미와 하제라는 장소의 의미가 있고, 생명이 긴 세월 동안 여기에서 무엇을 보았을 것인가, 이 지역은 무엇이었는가를 되짚어보면 그냥 나무가 아니라, 이 땅의 생명, 여기 살고 있는 나의 생명까지 같이 실감하게 되죠. 그 의미를 만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에서 만나죠. 동시대에 만나는 이 사람들이 바로 눈앞의 생명들이 팽나무가 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3. ‘팽팽문화제’의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나무에 생명의 뜻을 알고 있는 사람들 알고 싶은 사람들이 천천히 모이고 있어요. 처음엔 보면 나하고 굉장히 멀어진 기분이 들었는데, 그‘저들과 함께하고 싶다면 내가 가서 말을 걸면 된다.’ 라는 걸 알았고 또, 지금 우리 앞에 계신 기자님들과 함께 ‘우리’가 생기고 우리라는 단어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의 그 경계가 허물어지는 걸 여기서 많이 보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 온다는 건 생명이 있는 자리에 나는 기꺼이 여기에 내 몸이 놓이는 걸 선택하는 것이죠.
4. 평화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평화는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평화는 내가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생명의 상태이기도 하죠. 생명의 상태가 지속되는 것, 물리적이든 환경적이든 심리적이든 무엇이든 간에 그걸 위협하고 불안하게 하는 것이 평화가 아닌 상태겠죠.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내 아이들도 평화롭게 사는 것이 평화라고 생각해요.
이번엔 제주 강정마을에서 온 시민을 만났다. 강정마을은 2007년부터 해군기지 건설로 인하여 공권력과 마을주민이 갈등해온 지역으로, 하제마을과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 낭(가명, 여, 20대)
1. ‘팽팽문화제’ 행사에 참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 평화에 대해, 가치를 함께 느끼고 또 외치고 싶어서 왔습니다.
2. 팽나무가 주는 의미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팽나무는 600년 정도 되는 긴 기간 동안 이 자리를 지키면서, 이곳에 기지가 세워진 것도 봤을 테고 사람들이 쫓겨나는 이런 많은 아픈 역사를 보며 그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었어요. 많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평화의 가치를 의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팽팽문화제’의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이렇게 팽나무 근처에서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떠들고 웃고 노래하고 춤추고 이런 것들이 평화의 움직임이랑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4. 평화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 오늘 저는 정말 평화롭다고 느꼈어요. 오늘 같은 시간이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기자단은 문정현 신부를 만나 소감과 ‘평화’에 대한 질문을 했다. 문정현 신부는 1997년도부터 강정마을과 하제마을 등 여러 곳에서 평화운동, 노동운동, 환경운동 등 여러 시민운동을 해온 천주교 신부이다.
● 문정현 신부
1, ‘제41회 팽팽문화제’에 대한 소감이 무었인가요?
- 난 이 하제마을을 1997년부터 지켜왔던 사람인데, 계속 외지에 있으면서 여기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었어요. 그 사이에 이 하제마을이 없어지게 되었어요. 사실은 이 팽나무가 하제마을에 있는 줄을 몰랐어요. 왜냐하면 마을에 파묻혀 있었기 때문에요. 이 마을이 미군기지로 수용이 되고 모든 것들이 다 없어지고 나니까 팽나무에 대한 나의 느낌은 굉장히 커졌습니다. 다행히 군산시 보호수였다가 전라북도문화재 148호로 지정이 되고 지금은 현재 전국문화재로 지정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아무리 국방부 땅이나 미군들 땅이 되더라도 우리 팽나무만큼은 지켜야만 내 자존심도 사는 것이기 때문에, ‘팽팽문화제’가 41회가 아닌 400회 가는 한이 있더라도 지켜야 된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팽나무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 600년 팽나무하면 우리의 역사 드러내는 존재인데, 이 존재를 지킴으로써 이어지는 역사도 지킬 수 있어요. 그래서 이 팽나무를 해치는 것은 우리 역사를 부정하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에요. 상징적으로 그게 뭐든 모든 점에 있어서 이 나무는 결코 지켜야 된다는 마음이 들어요.
3. 평화란 무엇일까요?
- 제가 이 평화에 대해서는 생각을 참 많이 했어요. 한동안 제가 전국 순회를 한 일이 있었어요. 노동자와 농민들, 환경운동가들을 만나고 전국 100개가 넘는 도시를 돌아다녔는데, 평택의 시민공원에서 5.29평화축제를 가졌어요. 그때 기자들이 이 질문을 많이 했어요. 평화가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그동안 지나다녔던 것을 더듬어 보니, 농민들이 땅을 빼앗기지 않고 농사를 짓게 하는 것이 평화고, 장애인들이 남의 도움 없이 이동할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평화다.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자유가 없어지고 탄압을 받고 그런 것이 아니다. 평화는 누구든지 자기 페이스대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평화다. 이제 이런 것들을 연설을 했어요. 연설이 녹음이 되었는데 그걸 노래로 만들었더라고요. 그 노래에 사람들이 많이 동조하더라고요.
-문정현 신부의 연설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래의 일부-
공장에서 쫒겨난 노동자가 원직 목직하는 것이 평화
두꺼비 맹꽁이 도롱뇽이 서식 잃지 않는 것이 평화
가고 싶은 곳을 장애인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평화
이 땅을 일궈온 농민들이 더 이상 빼앗기지 않는 것이 평화
성매매 성폭력 성차별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세상
군대와 전쟁이 없는 세상 신나게 노래 부르는 것이 평화
- 평화가 무엇이냐, 문정현 신부 작사, 조약골 작곡, 실버라이닝 노래
/이주영, 이나린 청소년 기자, 안지원 인턴 청소년 기자
취재후기
안지원: 군산시 외곽에 600년이나 된 나무가 있다는 사실이 많이 신기했다. 그런데 미군기지로 인해 이런 명물이 위험하다는 것이 참 속상했다. 미군기지 확장으로 한국의 안보 향상도 중요하지만, 지역 문화와 거주민들의 생활에 지장이 없게 확장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하제마을 인근의 수라갯벌도 다녀왔는데, 평범한 갯벌과는 달리 물이 하나도 없는 모습이었다. 자연환경에 피해를 최소화하여 진행하는 개발의 필요도 느낄 수 있는 좋은 취재였다.
이나린: 참여자들과 진행자들을 인터뷰하면서 참여자 분들 대부분이 군산이 아닌 타 지역 분들 이셨다. 이것을 보며 군산 사람들이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단 것을 느꼈다. 또한 미군기지가 한 마을의 문화까지 침범하여 이런 시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하제마을 말고도 수라갯벌과 같이 군산의 지역, 생태의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주영: 팽팽문화제 축제에 군산 현지인보다 타지사람들이 더 많아서 놀라웟고 현지인들 보다 타지사람들이 팽나무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 대단하단 생각과 동시에 ‘왜 군산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는 걸 까?’라는 의문이 동시에 들었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으니 한 번 쯤은 와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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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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