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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07일 15시27분

[이승연교수의 전북문화재이야기]망해사 낙서전과 팽나무

“낙조가 아름다운 천년고찰 망해사 일원 문화재 품고 명승지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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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에는 1300여 년의 오랜 역사와 더불어 서해 낙조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망해사(望海寺)가 있어서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사찰에 있는 낙서전(樂西殿, 전라북도 문화재 자료)과 그 곁을 지키는 팽나무 2그루(전라북도 기념물)가 이미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두 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망해사 일원은 지난 3월 문화재청이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지정예고 했고, 최종 지정만을 남겨 놓은 상태이다.

'바다를 바라보는 절'이라는 의미를 가진 망해사는 초창이 642년(의자왕 2) 혹은 671년(문무왕 11)에 부설거사(浮雪居士)가 창건하였다는 두 가지 설이 전해오고 있다. 이후 754년(경덕왕 13) 통장 법사(通藏法師)가 중창한 후 왕조의 부침에 따라 성쇠를 거듭하다가, 조선 시대에는 억불 정책으로 거의 폐허가 되었으나 1609년(광해군 1) 진묵 대사(震默大師, 1562~1633)에 의해 중창되었다. 진묵 대사는 망해사에 머물면서 많은 이적을 남겼으며, 낙서전을 짓고, 팽나무를 심었다고 전해진다. 그 후 승려 관준(寬俊, 1850~1919)과 계산(桂山)에 의해 중창되었으며, 1933년 주지 김정희(金整禧)가 본전을 중수하고 보광명전과 칠성각 등을 신축하였다. 1977년 남파(南坡)가 요사채와 망해대를 새로 짓고 보광 명전·낙서전·칠성각 등을 복원 중수하였다. 1984년 보광명전과 칠성각을 허물고 그 자리에 대웅전을 새로 지었다. 1986년 망해사 낙서전을 해체 복원하였으며, 1989년 종각을 새로 지었고, 1991년 대웅전을 중수하였으며, 1989년 요사채인 청조헌을 중건하여 오늘날에 이르렀다.

특히 문화재인 낙서전은 1589년(선조 22) 진묵대사가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주심포 형식에 팔작지붕으로 지은 ‘ㄱ’자형 목조 기와집으로, 평면은 중앙의 거실을 중심으로 방과 대청·부엌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조는 1단의 화강암 기단 위에 방형의 가공된 주초와 덤벙주초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으며, 기둥은 두리기둥으로 상부에서 도리·보와 결구하고 있다. 도리는 굴도리이며 공포는 익공(翼工) 양식이다. 지붕은 5량 집으로 꺾인 팔작지붕 양식이다.

낙서전 현판은 행서로 쓰여져 있고, 주련은 진묵대사의 선시 “천금지석산위침(天衾地席山爲枕) 월촉운병해작준 (月燭雲屛海作樽) 대취거연잉기무(大醉居然仍起舞) 각혐장수괘곤륜 (却嫌長袖掛崑崙)” 이 행서로 쓰여져 있다. 선시 내용은 “하늘과 땅을 이불 삼아 산을 베고 누웠으니 달빛 촛불 구름 병풍 바닷물로 술을 빚어 대취하여 살아가다 문득 일어나 춤을 추니 긴 소매 곤륜에 걸리어 오히려 달갑지 않네.”라고 하니 낙서전을 창건하고 지은 시로 보이며, 이 선시는 진묵조사유적고에 남아 있다.

팽나무 또한 진묵대사가 낙서전을 창건하고 그 기념으로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망해사 일대는 예부터 만경강과 서해가 어우러져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며, 특히 바다와 평야를 동시에 볼 수 있어 해넘이 명소로 유명하여 2020 한국관광공사 비대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또한 만경강 하구와 접해 생태학적으로도 중요한 장소로 꼽혀서 문화재청은 "새만금 방조제가 조성되면서 담수화된 만경강 하구는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이자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장소"라며 "간척의 역사를 보여주는 장소로도 학술 가치가 크다"고 했다.

명승지정을 앞둔 지난 4월 대웅전의 화재로 이미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낙서전과 팽나무도 그을려 있다고 하니 빠른 복구를 기대하며, 명승지정 대상은 낙서전과 팽나무 등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이 두 대상은 다행히 극락전 보다 바다 쪽(서쪽)에 위치해 있고 화재 당시 바람도 불지 않아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서 도민들은 명승지정이 원만히 결정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녹음이 드리워지고 있는 싱그러운 계절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새만금 여행길에 바다를 품은 사찰, 낙조가 어우러지는 사찰, 지평선과 수평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찰, 천년의 법맥이 어어져 오는 사찰인 망해사를 찾아 각자의 소원과 더불어 힐링하기를 추천드려 본다.

/이승연(전북 문화재전문위원,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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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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