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30일 14시58분
[온누리]익산 고도지정 20년
지난 주말, 익산시내 행정게첩대에는 특별한 프랭카드가 걸렸다. 이름하여 이다. 현수막이 게첩된 당일 24명이 신청하였다. 모집인원이 30명이니 80%가 신청한 셈이다. 익산에서 고도아카데미가 처음 시작된 2011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 그 자체다.
고도아카데미는 고도 가치 인식과 고도 시민으로서의 자부심 고양을 위해 추진된 고도 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으로, 2004년 고도보존법이 제정되면서 4대 고도로 지정된 익산, 공주, 부여, 경주시가 문화재청과 함께 해마다 시행해 온 고도정책 중 하나이다.
고도법 제정 당시 법 제정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다소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고도지구로 지정된 금마면소재지 주민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고도아카데미에 대해서도 호응이 거의 없었다. 아카데미 홍보를 위해 금마주민자치위원회의 정례 회의시간을 잠깐 빌리기도 했는데, 주민을 대표하는 이장님들조차도 고도법이나 아카데미에 대해서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처음 문을 연 고도아카데미가 어렵사리 운영될 수 있었던 것은 불과 몇 안되는, 긍정적인 주민분들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그랬던 13년 전에 비하면 지금은 호시절이 되었다. 고도아카데미가 언제 개강하는지 미리 문의하시는 분,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고 의견을 주시는 분들이 생겨난 것만으로도 큰 변화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차갑던 무관심이 따뜻한 관심으로 변했을까.
아마도 지난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금마면을 중심으로 진행된 고도육성의 모습과 2015년 세계유산 등재 이후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등 문화유산의 현장들이 시민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가는 모습들이 익산을 더 알고 싶다, 익산이 생각보다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도시라는 자부심과 자긍심들이 생겨난 덕분이 아닐까 한다.
2004년 고도법이 제정되었을 때와 비교하면, 요즈음 금마 고도지구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던 전기줄은 이미 몇 해전 땅 속으로 들어갔고, 상가 간판은 고도의 분위기에 맞게 바뀌었다. 이 뿐 아니다. 한옥이주단지와 한옥도서관, 한옥카페, 한옥게스트하우스가 생기면서 고도 모습을 더욱 바꿔놓았다. 여기에 더하여 금마 네거리에 들어서는 세계유산탐방거점센터는 올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마지막 꽃단장을 하고 있으며, 금마면사무소와 금마로컬푸드도 한옥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2015년 세계유산 등재 이후 왕궁리유적과 백제왕궁박물관, 미륵사지와 국립익산박물관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활력 넘치는 고도를 만드는 데 단단히 한 몫을 하고 있다.
고도지정 20년, 고도육성아카데미는 여전히, 더 많은 고도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있지만, 눈에 띄게 높아진 시민들의 관심이 고도의 가치를 알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시리라 기대한다./문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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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5-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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