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25일 16시06분
[사설]하서초. 농산어촌 학교 통폐합 전기됐으면
부안군 하서면의 3개 초등학교가 통합해 지난 24일 개교식을 가졌다. 통합한 3개 학교는 하서초등학교와 백련초등학교, 장신초등학교 등으로 장신초등학교는 이미 백련초등학교에 통폐합한 상태였다.
하서초등학교는 개교에 앞서 디지털 스포츠 시설, 학생들의 커뮤니티 공간인 꿈누리실과 워크 스페이스 등을 마련했다. 올해 AI 정보교육 중심학교로 지정돼 미래사회에 필요한 교육도 가능해졌다.
하서초등학교로의 3개 학교 통합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것이다. 농산어촌 지역의 학생 수 감소는 해가 다르게 심화해 도내 농산어촌 지역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 도시학교까지 확산한 상태다.
현행 면 단위 농산어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 기준은 전교 학생 60명으로 도내 학교 가운데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학교가 전무한 실정이다.
한데도 지난 십여 년간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사실상 가로막는 바람에 전교생이 10명도 채 안 되는 학교가 속출한 상태다. 이들 학교를 통폐합하면 지역 커뮤니티가 무너진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소규모 학생으로는 교육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건 교육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상식이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다. 함께 어울려 경쟁과 배려를 배우고 서로에게 자극과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다. 지역 사회의 커뮤니티를 핑계로 교육을 황폐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학생이 줄고, 제대로 된 교육조차 이뤄지지 못하는데 지역 사회의 커뮤니티라는 게 무슨 의미가 있고 실체가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단 1명의 학생을 위해 3년 동안이나 학교를 운영해서 어떤 커뮤니티가 살아나고, 교육성과를 거뒀는지 의문이다.
이번 하서초등학교의 통폐합은 특히 지역공동체의 자발적인 합의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서초의 사례를 본보기 삼아 도내 다른 지역도 이런 통폐합이 확산했으면 하는 기대다. 통폐합은 예산 절감 같은 효율의 문제를 넘어 교육성과, 나아가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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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4-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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