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24일 14시53분
[생의 한가운데]전주,완주 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의 쟁점은 어떻게하면 전국 꼴찌로 전락한 전북의 정치력 복원을 통해
자존심 회복을 할 수 있느냐였다. 유권자들은 정동영 전 의원과 이춘석 전의원을 5선과 4선의원의 다선의원으로 만들어줬고 김윤덕의원과 한병도의원, 안호영의원은 3선 중진으로, 윤준병의원과 이원택의원,신영대의원을 재선시켰다. 신인은 전주을의 이성윤당선인과 남원,임실,순창,장수의 박희승 당선인 두 명만을 당선시켜 교체의 폭을 대폭 줄였다. 이른바 정치력있는 ‘드림팀’을 탄생시킨 것이다.
전북도민들이 전북 정치권에 중량감을 실어준 것은 전북 미래를 이끌 수 있는 큰 틀의 발전전략, 거대 담론을 만들어내라는 것이다. 또한 해묵은 숙제를 풀어내라는 기대와 요구도 담겨있다. 따라서 ‘드림팀’의 최우선적 과제는 전주와 완주를 통합시켜 메가시티의 발판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주와 완주의 통합논의는 1994년 정부가 도농통합형 통합시를 추진하면서 본격화됐으니까 30년 묵은 현안이다. 당시 정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 권고는 대상 자치단체 중 전주와 청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받아드려 44개의 도농복합도시를 탄생시켰다. 이 때 전북에서도 군산과 옥구, 이리와 익산, 정주와 정읍, 김제시와 김제군, 남원시와 남원군 등 5개 도농 복합도시가 만들어져 행정의 비용을 줄이고 지역의 활력을 높혔다.
그러나 유독 전북의 도청소재지이고 중심도시인 전주와 완주만이 실패했는데, 역대 정치인들의 ‘이중 플레이’ 속임수가 이 문제를 난제로 만들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주,완주와 그 흐름이 비슷했던 청주,청원 조차도 3전 4기 끝에 2014년 통합에 성공해 단숨에 광역시급 자치단체로 성장한 것에 비견된다.
통합 청주시는 인구가 해마다 늘어 80만이 넘는 충북 내륙의 메가시티로 발돋음하고 있는데 반해 전주시는 인구 65만도 무너진 인구 소멸 도시로 전락했다.
2024년 갑진년 새해 벽두, 우범기 전주시장이 신년 브리핑에서 전주,완주 행정구역 통합을 화두로 던지면서 통합 논의의 불씨를 살렸고, 정동영,김윤덕,이성윤 당선인 등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전주,완주의 통합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공약해 이 문제는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정치적 동력이 생겼다.
돌이켜보면 전주,완주 통합 논의는 1997년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결정권을 가진 완주군의회가 반대하면서 좌절됐다. 전주시는 11년 뒤 완주군민들의 여론을 돌리기 위해 전주·완주 시내버스 요금을 단일화하고 전주 체육 시설과 화장장을 완주군민들이 공동 이용토록 조례를 개정하는 등 지원책을 내놨지만 역시 통합은 불발됐다. 지난 2013년 세 번째 통합논의는 가속 페달이 밟아져 통합 찬반 투표로까지 이어졌지만 완주군민 55.4%가 반대해 통합이 무산됐다.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도 자신의 공약인 전주,완주 통합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김지사는완주군의 공감대를 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완주군의 반응은 마지못해 대화에 응하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돼 왔다. 심지어 완주군 의회는 “3번 무산된 전주·완주 통합은 완주에 실익이 없다”면서 4번째 시도를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범기 전주시장 또한 완주군 달래기에 적극적이다. 상관저수지 힐링공원 조성사업과 전주풍남학사 입사생 자격조건 확대, 지역사랑상품권 상호 유통 등 총 9차례에 걸친 상생협력사업으로 행정구역 통합 분위기 조상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시장은 이와함께 전주시에 통합 추진 전담조직을 신설함과 동시에 민간단체 주도의 토론회나 세미나, 공청회 등을 적극 지원해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높혀나가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김병석 완주·전주통합추진연합회 공동대표는 “통합 논의가 30여년간 이어져 왔기 때문에 찬반 양론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다 표출이 됐고, 문제는 정치적인 것이다”며 “자치기능 약화를 우려하는 완주지역 정치인들과의 물밑협상을 통해 통 크게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맹렬히 뛰고있는 민간단체가 혹여 완주군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고 있는지 사려깊게 살펴봐야할 일이다.
완주군민들의 공감대없이 밀어부치기식 정치적 논리로 통합이 추진된다면 또 다른 실패, 갈등과 분열이 발생할 우려가 크고 완주군민들의 상처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장기철(재경전북자치도민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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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4-2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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