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11일 14시16분
[사설] 전북에 아직도 ‘묻지마 폭행’이라니
여성 두 명 '묻지마 폭행' 용의자 검거무차별 범죄, 가중처벌 필요해
전주에서 새벽 사이에 여성 2명을 '묻지마 폭행'하고 달아난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덕진경찰서는 강도상해 혐의 등으로 20대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3시 30분과 오전 4시 두 차례에 걸쳐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인근에서 20대 B씨와 20대 C씨를 각각 폭행한 뒤 C씨의 휴대전화와 옷가지를 들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른바 '묻지마 폭행'에 대한 사회적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과거에 비해 '묻지마 폭행사범'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화고 있다. 사회를 향한 적대감이나 남에 대한 분풀이로 전혀 상관없는 사람을 때리는 일명 ‘묻지마 폭행’ 사건이 전국 곳곳에서 매일 3건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우택 의원에게 제출한 ‘이상동기범죄 대책’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살인·상해·폭행 사건 중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 범행 동기로 파악된 사건은 64건으로 조사됐다. 제3자 대상 분풀이가 원인인 경우는 861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925건 중 폭행 사건은 모두 554건이다.
즉, 모르는 사람에게 이유 없이 맞는 ‘묻지마 폭행’ 사건이 올 상반기 내 일일 평균 3.06건 발생한 셈이다. 경찰은 이 같은 무차별 범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통계원표에 사회에 대한 적대감 및 제3자 대상 분풀이 두 가지를 범행동기 항목을 신설했다. 기존 우발적, 현실불만 등의 분류만으로는 묻지마 범죄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묻지마 폭행은 일반 폭행보다 가중처벌된다. 폭행치상죄(폭행상해)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지지만, 피해자의 상해 정도에 따라 중상해죄로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초범이라도 가중처벌 대상이 된다. 대검찰청은 지난 2017년 발표한 묻지마 범죄 근절을 위한 '폭력범죄 엄정 대처를 위한 사건처리기준 강화 방안'에 따라서다. 묻지마 폭력범죄는 동종 전과나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를 불문하고 특별 가중요소로 취급돼 형량이 가중된다. 법원도 묻지마 폭행에 대해 엄벌하는 추세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심각하고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 묻지마 범죄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죄책도 무겁다.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경찰 등의 물리력 행사에 정당행위·정당방위를 적극 검토해 적용해야 한다. 무차별 범죄는 국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고, 재범 위험성이 높아 가중처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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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4-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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