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4월 03일 17시26분
"전북대 외 전북출신 서울대 졸업생도 뽑아야"
-국회측도 혁신도시 지역인재 의무채용-특정대학 쏠림현상에 개선 필요성 제기
“전북대 졸업생만 뽑지 말고 전북출신 서울대 졸업생도 함께 뽑으면 어떨까.”
전북특별자치도의회가 혁신도시 이전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둘러싼 특정 대학 쏠림현상을 문제삼은 것을 놓고 국회측도 그 개선 필요성에 공감을 표해 주목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2일자 인포그래픽스 제62호를 통해 “공공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제가 시행된지 6년째를 맞아 지역거점 국립대학으로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개선방안 세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의무채용 혜택이 주어지는 지역인재 대상을 확대하는 방식이 제기됐다.
현재 혁신도시 이전기관 소재지 대학 졸업생으로 제한한 법규정을 고쳐 그 지역 초·중·고교를 나와 타 지방 대학을 졸업한 구직자까지 확대하자는 안이다. 이를테면 전북혁신도시 입주기관의 경우 서울에서 나고자란 전북지역 대학 졸업생은 가점을 주지만 전북에서 나고자란 서울지역 대학 졸업생은 가점을 주지 못하는 구조를 깨뜨리자는 얘기다.
지역인재 모집범위 자체를 광역화 하는 방안도 떠올랐다.
충청권(충북·충남·세종·대전)처럼 전북은 광주·전남과, 부산은 울산·경남과 상호 이전기관간 지역인재 모집 범위를 공유하자는 안이다. 이경우 특정 대학에 집중된 신규 채용자의 출신지 다양성이 확보될 것이란 기대다.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30%)은 종전처럼 유지하되, 그 선발방식은 이전기관 특성에 따라 일부 조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예를 들자면 이전기관 소재지 지역 대학 졸업자는 15%만 뽑고, 나머지 15%는 타 지방 대학을 졸업했지만 초·중·고교는 이전기관 소재지 지역에서 나온 구직자를 채용하는 식이다.
연구진은 “지역인재 의무채용제도는 지역사회가 배출하는 양질의 인력을 지역 공공기관에 공급함으로써 기관과 지역간 상생을 도모하고자 도입된 제도이나 지역인재의 범위와 권역 설정에 관한 이견 또한 상당하다”며 그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앞서 전북자치도의회 또한 지난 3월 임시회에서 대국회, 대정부 결의안을 통해 “그 도입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며 관련법 개정을 공개 촉구해 눈길 끌었다.
문제의 가점 혜택이 일부 대학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자칫 공공기관이 특정대학 동문회처럼 카르텔만 형성되게 생겼다는 우려다.
실제로 전국 주요 이전기관 8개를 대상으로 지난 6년간(2018~23년) 대졸 지역인재 전형 합격자를 조사한 결과,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전체 280명 중 208명, 즉 74%가 지역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학교 졸업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타 지방 이전기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산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경우 부산대(58%·이하 지역인재 전형자 출신대학 비중), 대구혁신도시에 있는 신용보증기금은 경북대(52%), 광주전남혁신도시에 자리잡은 한국전력공사는 전남대(59%), 강원혁신도시에 둥지 튼 한국관광공사는 강원대(47%) 등의 쏠림현상을 보였다.
대표 발의자인 이수진(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은 “문제의 제도를 그대로 계속 유지한다면 지역에서 나고자란 사람이 오히려 혜택에서 배제되는 논리적 모순과 역차별 소지가 있는데다, 수도권과 지방 대학간 서열화는 물론 지역내 서열화까지 중첩되면서 이전기관들의 지역인재가 지방거점 국립대학 졸업생 위주로 편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법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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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4-0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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