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 장수 녹반석 벼루를 선보인다


벼루장인 고태봉선생이 2일부터 28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역사관에서 ‘녹반석에 새긴 전통 벼루 재현전’을 갖는다.
전시엔 머루 일월연(日月硯), 용연(龍硯), 초엽연, 팔궤연 등 손수 장인정신으로 만든 벼루 25점이 선보인다.
그는 전통 명맥을 잇는 장수군의 녹반석(綠斑石) 벼루를 소개한다. 오래 전, 장수에서는 ‘녹반석(綠斑石)’이라는 돌로 벼루를 만들었다. 초록색 돌 속에 다른 성분의 점이 박혀 있어 ‘녹반석’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벼루는 문방사우 중에서도 제일 중요하다. 벼루의 종류와 명칭은 산지와 재질, 형태와 용도, 모양과 문양, 용도 등에 따라서 분류하고 호칭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이 세 가지를 혼합해서 부르기 때문에 그 명칭은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다. 벼루의 원석 산지에 따라서 남포연, 위원연, 안동연, 해주연, 장수연, 정선연, 단양연, 충주연 등으로 분류한다. 형태는 원형, 타원형, 사각형, 육각형, 팔각형, 십이각형 등과 여러 가지 사물의 모양을 본뜬 용연(龍硯), 구연(龜硯), 두꺼비연, 일월연, 초엽연, 팔궤연 등과 풍(風)자의 모양을 본뜬 풍자연(風字硯)이 있다.

“둥글게 파진 데가 먹을 가는 덴데, 연당(硯堂)이라 카고, 초승달 모양으로 된 데는 먹물이 모이는 연지(硯池)이다”
벼루 이름이 멋 나고 머루송이와 덩굴, 원숭이를 새긴 조각이 빼어났다. “먹 갈 때 매끄럽지 않아야 되고 끈적거리는 느낌이 안 드는 벼루가 좋다. 먹 갈아본 사람만이 잘 안다.” 먹물이 열흘 가도 안 마르는 벼루가 좋은 벼루라고 하는데, “충청도 보령에서 나는 남포(藍浦) 벼루를 알아준다”추사 김정희선생이 쓰던 벼루 석 점 중 두 개가 남포 벼루다. "보물로 지정돼 있고요, 경주박물관에 신라 때 토제벼루가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옛 종이나 붓은 없어졌지만 벼루는 살아남았다”
손가락 만한 벼루도 제가 갖고 있는데, 도포 소매에 넣어 다닌다고 해서 행연(行硯)이라 부른다. 하지만 지금은‘녹반석(綠斑石)’을 많이 찾는 추세이다고 했다.
작가는 장수에서 태어났으며, 장계초등학교와 장계중학교, 금오공고와 금오공대를 졸업했다. 경성대 산업대학원을 졸업한 후 해군 소령(ROTC 22기)으로 전역했다. 다시 원광대 일반 대학원 서예학과를 졸업, 전역 후 줄곧 고향에서 살아 온 그는 한국의 미래가 농촌에 있다는 확신을 갖고 생활하고 있다.
고향에서 '장안문화예술촌'의 설립을 통한 '도깨비 축제' 개최, '먹빛찾기 행사', 전통문화예술 교육 등에서 우리 문화예술의 창안과 활용을 전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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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4-0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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