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3월 31일 14시10분

봄맞아 하늘 물고기는 놀 줄 알기에 즐겁다

명경 최영숙, 전주 교동미술관 2관서 두 번째 개인전


IMG
'하늘 물고기는 놀 줄 알기에 즐겁다'

명경 최영숙이 8일부터 14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2관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작가는 '하늘 물고기'를 주제로 자유로운 영혼을 꿈꾼다. 그동안 무료하게 지내다가 꿈에 하늘 물고기가 세상을 보여주어 영감을 얻어서 그리고있다고 했다.

예로부터 노는 물고기의 즐거움은 장자의 일화에서 비롯된다.'혜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장자, 당신은 물고기도 아니잖아. 물고기의 즐거움을 당신이 어떻게 아는가?” 장자가 응수했다. “당신은 내가 아니잖아,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는지 모르는지, 당신이 어찌 알지?” ('장자'의 추수(秋水)편)'

자유자재로한 선묘와 서정적 표현을 보인 탁월한 작가의 작품이 보인다. ‘물맛이 어떤가 물으면 사람들은 아무 맛이 없다고 한다. 그대는 목마르지 않다. 그러니 물맛을 무슨 수로 알랴’ 무릇 간절해야 안다. 물고기의 즐거움뿐이랴. 간절하면 물 속 물고기의 목마름도 알게 된다.

작가는 "강이 풀리면 봄이 온다. 꽃이 피고 물고기들이 다시 춤추며 노래한다. 얼어붙은 강은 힘들게 살아남은 물고기들이 더 따스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를 꿈꾸게 한다. 무지하고 무례하고 욕망덩어리인 인간에게도 1년에 한번 얼어붙은 강이 찾아왔으면 싶다. 그들이 피할 길을 좀처럼 찾지 못했으면 하고 생각한다"고 했다.

위로는 공중에서 소리개가 날개치고 아래로는 연못 속에서 물고기가 뛰노는 것이 모두 생명이 약동하는 세계임을 찬탄하는 노래로서 유가(儒家)의 이 노래와 불가(佛家)의 비공(非空) 비색(非色)이 생명의 세계임을 갈파한 법어와 공통되는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이것이 곧 생명철학이다.

본래 사람과 자연의 조화가 이렇게 신비로운데, 지금의 사람들은 눈앞의 편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지 모른다. 옛 그림에서 요모조모 상징을 따지는 사람이라면 좀 헷갈릴 작품이다. 피라미는 어린 시절을, 잉어는 과거 급제를 뜻한다. 새우는 자재한 처신과 통하고, 물풀은 타향에서 떠도는 신세와 비슷하다. 그러니 이 그림에 나온 소재로 이야기를 짜 맞추기는 어렵다. 아귀가 맞지 않는다. 화가는 무슨 요량으로 그렸을까.

까망, 하양, 금빛과 은빛의 색깔부터 기다랗고 짧은 물고기, 점박이․줄무늬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와 이들의 대비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재미있게 표현했다. 방글방글 웃는 물고기, 화가 나서 토라진 물고기, 놀라서 입을 쩍 벌린 물고기 등, 다양한 감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물고기를 좋아해서 이것저것 만들어보는 주인공은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따뜻한 친구 같은 느낌을 준다.

작가는 노는 물에 따라 크기가 다름도 메시지로 남겼다. 관상어 중에 코이라는 잉어가 있다. 이 물고기는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5~8cm 밖에 자라지 않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두면 15~25cm까지 자라고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 까지 성장한다. 같은 물고기인데도 어항에서 기르면 피래미가 되고, 강물에 놓아 기르면 대어가 되는 신기한 물고기이다.이 잉어의 생태에서 코이의 법칙이 나왔다. 작가는 "물고기도 노는 물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듯 사람도 주변의 환경과 매일 만나는 사람과 생각의 크기에 따라자신의 가능성이 커진다. 꿈을 꾸는 사람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 어떤 꿈을 꾸느냐에 따라 인생의 크기도 달라진다. 주변 환경이 바뀌었다고 원망하거나 불평하지 말고 그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큰 숲 사이로 걸어가니, 내 키가 더욱 커졌다는 말이 있다. 꿈꾸는 사람과 함께하면 꿈이 생겨난다. 또, 어떤 크기의 꿈을 꾸느냐에 따라 인생도 달라지게 된다. 환경을 이기는 힘은 내 속에 잠자고 있는 잠재된 능력을 깨우는 것이다. 작가는 오늘은 노는 물을 바꾸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작가는 대한민국공예대상전에서 대상(문인화)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서각협회 서각 특선 1회, 입선 1회, 한국서각협회 서각 입선 3회, 대한민국여성구상미술대전 서각 입선 2회 등을 받았다. 대한민국공예대상 초대작가(민화),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 초대작가, 한국서각협회 회원, 함양서각협회 회원, 화무회 실용미술 회원으로, 전주 향교길에서 '민들레 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전북예술회관 차오름 1실서 첫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이종근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4-01     14면

http://sjbnews.com/811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