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3월 24일 15시28분
과수꽃 조기개화 '화들짝'…과일값 더 뛸라
-배꽃 사과꽃 만개 10일 이상 빠를 듯-4월 초 꽃샘추위 냉해우려 농가 비상
올 봄에 또다시 과수꽃이 조기개화 조짐을 보이면서 농가마다 냉해 예방작업에 비상이 걸렸다.
지자체들 또한 자칫 막대한 농가 피해는 물론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과일값, 더 나아가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에 기름 부을지도 모른다며 냉해 방제에 속타는 모습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올 봄 도내 주요 과일나무 꽃이 활짝 피는 만개기는 평년보다 최대 열흘 이상 빠른 4월 초께로 예상됐다.
사과꽃의 경우 장수 기준 평년대비 8~11일 빠른 다음달 10~13일 사이에 만개할 것으로 예측됐다. 복숭아꽃 또한 전주 기준 평년보다 9~11일 이른 다음달 5~7일 사이에 만개할 같다는 전망이다.
3월중 이상고온에 따른 이 같은 조기개화 현상은 전국적으로 엇비슷 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이중에서도 전북지역 만개일이 가장 크게 앞당겨질 것 같다는 진단이다.
그만큼 냉해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이른 개화는 4월 초 꽃샘추위에 직격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진청 김명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최근 과수 피해 유형 중 봄철 개화기 저온피해는 규모가 큰데다 자주 발생하고 있다. 농가들은 이상저온 정보에 귀기울여 꽃눈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시·군청 또한 냉해 예방약제(비료) 살포를 독려하고 나서는 등 방제작업에 부산한 모습이다.
도 관계자는 “봄 날씨는 변수가 많아 속단할 수 없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저온피해 예방약제(비료)를 농가에 보급하는 것을 서두르고 있으며 열풍방산팬과 같은 시설장비 또한 함께 보급하는 등 저온피해를 억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 그 실효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방약제 지원사업은 무주, 장수, 정읍 등 일부 지자체에 집중됐고 열풍방산팬 보급사업 또한 그 수혜자가 소수인 시범사업인 탓이다.
지난해 이맘때 큰 피해를 입었던 농가들 입장에선 재발 우려가 한층 더 클 수밖에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당시 냉해를 입은 도내 농가는 모두 4,622농가, 그 피해 면적은 축구장 약 3,900개 가까운 총 2,761㏊, 이 가운데 무려 88%(2,441㏊) 가량이 배와 사과 등 과수농가였다.
이는 여름철 풍수해 등과 맞물려 가을철 흉작으로 이어졌고 과일값 폭등의 원흉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 여진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주·전북지회에 따르면 올 3월 셋째주 기준 전주지역 사과(300g당) 값은 평균 4,166원에 달해 전년동기 대비 78%(1,829원) 치솟았다. 이 가운데 백화점은 무려 8,000원을 넘겼고 전통시장 또한 상당수가 5,000원 가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600g당) 또한 마찬가지로 평균 97%(3,115원) 폭등한 6,313원을 보였다. 가장 싸게 파는 곳도 4,000원을 받았다.
올 봄에 다시 한 번 냉해가 강타한다면 ‘과일값 쇼크’는 한층 더 악화될 조짐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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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3-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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