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23일 20시30분
[월요아침]‘플라스틱 섬’을 아시나요?
과학저널 ‘네이처’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하와이주 사이의 태평양에는 거대한 플라스틱 섬이 있다. 물에 둥둥 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섬으로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160만㎢ 규모다. 프랑스보다도 3배나 크며, 부피는 8만 톤으로 점보제트기 500대에 맞먹는다. 이곳의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부분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플라스틱 오션 재단과 온라인 미디어 기업 라드 바이블은 이 플라스틱 섬의 존재와 해양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하여 유엔에 플라스틱 섬을 정식 국가로 인정해 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정식 국가가 되면 유엔법에 따라 주변국이 청소해야 할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다.
정식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명확한 국경’, ‘인구’, ‘정부수립’,‘네트워크’ 등 네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이 플라스틱 섬은 LA와 하와이섬 사이 명확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고, 정부 수립을 위하여 007영화 배우 ‘주디 덴치’가 이 나라의 여왕, 프로 레슬러 ‘존 시나’가 국방부 장관을 맡았고 시민을 자처한 미국의 전 부통령인 ‘앨 고어’를 포함한 약 20만 명의 시민을 온라인으로 모집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고, 유엔은 플라스틱 섬 캠페인을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라고 칭찬하면서도 합법적인 국가가 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섬사람들은 시민들과 함께 계속해서 플라스틱 오염과의 싸움을 계속할 계획이다.
우리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칫솔, 면도기, 샴푸 용기 등 플라스틱에 의존한다. 호모사피엔스가 플라스틱 덕에 사는 호모플라스티쿠스로 전락했다,
1950년 2백만 톤의 생산량을 보였던 플라스틱은 1980년 7천만 톤, 2000년도 2억 3천만 톤, 2019년도 4억 6천만 톤이며, 70년간 누적 플라스틱 쓰레기는 70억 톤에 달한다. 이러한 플라스틱 소비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으로 2060년 12억 3천만 톤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나라 플라스틱 소비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한민국 국민 1인당 연간 일회용품 플라스틱 소비량은 44kg를 기록했으며, 호주와 미국에 이어 3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환경부는 1회용컵 보증제, 일회용품 전면 금지 등 일회용품 사용규제 등 다양한 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에 이르는 데는 지지부진하다. 지난 2022년 11월 시행을 계획했으나, 1년간 유예기간을 뒀다. 또 2023년 9월 1회용컵 보증금제와 관련해 지자체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내용의 ‘자원재활용법’개정안 발의에 맞춰 지자체·이해 관계자 의견수렴 등을 통해 추진 방향을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같은해 11월 식당 등에서 일회용품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지 않기로 했다. 카페에서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빨대와 컵, 편의점 비닐봉지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한 계도 기간도 무기한 연장했다. 1회용품의 사용 규제 대신 자발적 참여에 기반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 및 일회용품 관리정책을 전환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정책 추진의 동력이 발생하는 정책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은 사실상 정책의 성과보다는 무늬만 남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 같다는 지적도 있었다.
오는 11월 플라스틱 오염과 관련한 국제협약안을 만드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 협상위원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이 협약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고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재활용과 회수 확대는 물론, 플라스틱 오염에 취약한 지역과 공동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올해 초 1회용품 없는 공공청사 조성을 위해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는 ‘공공기간 1회용품 등 사용 줄이기 실천지침’의 일환으로 1회용품 및 플라스틱 제품들의 사용을 줄이고 소비문화 개선을 선도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플라스틱 문제는 우리의 문제, 우리 지구의 문제이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 등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새뜻한 전북, 대한민국, 지구 공동체를 지키는데 동참했으면 한다.
/백영규(전북광역자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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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3-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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