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18일 14시11분
[온누리]사춘기!
아장아장 걸으며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이 새로운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하였다. 티 없이 맑고 순수할 줄만 알았던 내 아이가 어느 날 신체적으로 이차 성징이 나타나고, 정신적으로 자아의식이 높아지는 성장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사춘기라고 한다. 말이 짧아지고, 대화를 거부하며 방문을 걸어 잠근 체, 나오지 않으니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이럴 때가 제일 힘들고 어렵다.
대부분 자녀는 성장통을 겪으며 자란다. 어떤 친구는 그 정도가 심하여 오래가기도 하며, 그때부터 부모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른의 틀에서 감정싸움으로 다가서지 않아야 하며, 눈치도 보아야 한다. 부모 뜻대로 안 한다고 큰 소리 내며 과민반응을 보여서도 안 된다. 최소한의 이야기 외에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편안한 집안 분위기를 만들어 주려는 노력과 함께 아이만의 시간과 공간을 온전히 내주어야 한다. 자녀가 스스로 성장하고 있을 때 강압적이거나 지시적인 언행은 금물이다. 소통이 안 되나 경청할 줄 알아야 하며, 이유 있는 반항심은 진심이 아니기에 공감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다가가기도 하고, 도망쳐 나오기도 하다 보면, 어느 날 문득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다 다시 도망가고, 다시 다가오기를 반복한다. 이럴 때마다 무관심한 행동으로 함께해 주어야 하는 게 부모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슬럼프가 있을 수 있듯이, 또한 아이에게 사춘기가 올 수도 있다. 그러한 일들이 왔을 때 단기간에 지나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랑임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사랑을 알고 느끼는 것은 말과 행동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면서 더 잘 안다. 어린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오감만을 건드려주는 사랑이 아닌, 본성을 건드려주는 사랑이 선행되어야 하며, 이것은 아이에게 자신감과 존재감으로 연결돼 사춘기는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된다. 부모가 되어 인간의 도리를 다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곧 자녀 교육의 시작이자, 본성이 사랑임을 알려주는 최고의 가정교육이다.
기질이 센 말은 다루기가 어려우나 잘 훈련되면 그 말이 천 리를 간다. 사람도 그렇다.
자녀에게 가장 좋은 보약은 지나치지 않은 지혜로운 사랑이다. 삶이 기다림의 연속이듯, 기다림의 끝은 아이가 무사히 제자리로 돌아와 천 리를 가고, 또 가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노인은 많은데 어른은 없고, 선생은 많은데 스승은 없으며, 학생은 많은데 제자가 없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국가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고석헌(상상에너지 연구소 소장)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지면 : 2024-03-19 10면
http://sjbnews.com/809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