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3월 14일 15시08분
혁신도시 '특정대학 동문회' 될라
-공공기관마다 카르텔 형성 우려-지역인재 의무채용 쏠림현상 탓
■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제407회 임시회
혁신도시 이전기관 지역인재 의무채용 혜택이 특정 대학 졸업생들에게 과도하게 집중되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어 법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효과 확대를 위한 혁신도시 법령 개정촉구 건의안’을 제407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 긴급 상정해 채택한 채 그 특별법 개정을 정부와 국회에 공개 촉구했다.
도의회가 문제삼은 것은 지역인재 의무채용 대상을 혁신도시 이전기관 소재지 대학 졸업생으로 제한하면서 전북출신 유학생들이 되레 역차별 당하는 등 그 도입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자면 서울에서 나고자란 전북지역 대학 졸업생은 가점을 받을 수 있지만, 전북에서 나고자란 서울지역 대학 졸업생은 가점을 못받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도내에서 초·중·고교를 나와 대학만 타 지방에서 다닌 유학생들의 경우 도내 이전기관에 취업과 함께 귀향하고 싶어도 가점에서 밀리는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게다가 문제의 가점 혜택이 일부 대학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자칫 공공기관이 특정대학 동문회처럼 카르텔이 형성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또한 제기됐다.
실제로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그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주요 이전기관 8개를 대상으로 지난 6년간(2018~23년) 대졸 지역인재 전형 합격자를 조사한 결과, 전북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전체 280명 중 208명, 즉 74%가 지역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학교 졸업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타 지방 이전기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산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경우 부산대(58%·이하 지역인재 전형자 출신대학 비중), 대구혁신도시에 있는 신용보증기금은 경북대(52%), 광주전남혁신도시에 자리잡은 한국전력공사는 전남대(59%), 강원혁신도시에 둥지 튼 한국관광공사는 강원대(47%) 등의 쏠림현상을 보였다.
도의회는 이 같은 실태를 문제삼아 “지역인재 유출을 방지하고 지역발전동력을 확보하자는 그 제도 도입 취지가 퇴색하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법을 개정해 지역인재 대상을 공공기관 소재지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졸업한 후 다른 지역의 대학을 졸업한 자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특정 대학 쏠림현상을 완화하고 이전기관 또한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려면 이전기관 소재지 관할 광역 시·도로 제한된 그 채용범위 또한 영남권, 충청권, 호남권으로 광역화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대표 발의자인 이수진(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은 “현행 법령대로 지역인재 개념을 협의의 개념으로 한정한다면, 오히려 지역에서 나고자란 사람이 혜택에서 배제되는 논리적 모순과 역차별 소지를 내포하고 있는데다, 수도권과 지방 대학간 서열화는 물론 지역내 서열화까지 중첩되면서 이전기관들의 지역인재가 지방거점 국립대학 졸업생 위주로 편중돼 구성될 수밖에 없다”며 관련법 개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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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3-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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