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3월 11일 08시41분
수백 가지의 흙을 골라내 자연 그대로의 빛깔을 찾다
전주출신 조도중화백,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
대중문화계에 윤여정( ‘미나리’), 오영수( ‘오징어게임’)가 있다면, 미술계엔 조도중이 있었다. 조화백은 soil art 혹은 earth painting으로 불리는 세계 미술사의 새 장르를 창시, 2021년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10개국 15개 갤러리에서 전시 초청을 받으며 크게 활동하고 있다.
‘스위스 아트엑스포’, ‘아트엑스포 뉴욕’ ‘첼시 agora gallery초대전’을 통해 국제대회에 작품을 선보인 후 미국과 유럽전역에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교 1학년 때 국전에 입선을 하는 등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흙그림 이전의 작품들은 유화작품들로 사람들에게 많은 호평도 받았다.
하지만 유화로는 독창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작가는 무수한 방법이나 테크닉을 시도해 보았다. 결국, 색을 어떻게 섞는지 조차 모를 정도의 망각의 시간을 갖게 된 이후 흙이라는 질료를 만나게 됐다. 결국 수백 가지의 흙을 골라내 자연 그대로의 빛깔을 찾아냈다.
그는 지난 수십년 간 ‘자연의 흙’을 재료 삼아 그림을 그렸다. 흙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조 화백은 “물감은 미끄러지며 색이 칠해지지만, 정제돼 가루화된 흙은 접착력이 없고 미끄러지지 않아 흉내내기가 어렵다”고 했다.
조도중 화백은 자연의 흙 고유의 색상을 살려 수많은 형상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예술 작품을 창조, 자연의 모티브를 인간의 삶의 여정과 밀접하게 연결하여 표현한다.
베니스비엔날레는 1895년 세계 최초로 시작된 이래 현재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큰 권위와 영 향력을 가진 비엔날레로서 비엔날레의 어머니라 불린다. 본관전시, 국가관 전시, Colleteral Event(협업전시) 로 구성된 베니스비엔날레에는 각 나라의 문화부에서 선정된 극 소수의 작가만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미술올림픽이라 불린다. 그래서 국제 현대미술 전시회_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한 아티스트는 세계적으로도 최정상 작가 중 한명으로서 공인된다.
1895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 60회를 맞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포리너스 에브리웨어(atranieri Ovunque-Foreigners Everywhere)’를 주제로 열린다.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의미를 지닌 이 주제는 이탈리아 팔레르모에 기반을 둔 예술가 컬렉티브 클레어 폰테인(Claire Fontaine)의 동명의 조각 연작(2004-)에서 기인한다.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의미이지만 오늘날 팽배한 인종차별과 외국인차별을 지적하고 보호무역 경제정책 등 배타적인 시대상을 환기시키고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름을 포용하여 하나로 조화된 관계를 모색한다.
서로 다른 문화 간의 창작기법의 차이가 예술계의 조화와 차별화에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런면에서 이번 베니스비엔날레에 세계적으로 독창성을 인정받은 한국의 조도중 화백의 소일아트 (soil art) , 흙그림을 조명해볼 수 있는 자리다. 전주출신 조화백은 중앙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다음달 20일부터 11월 24일(프리뷰 4월 17일~19일)까지 베니스 자르디니 및 아르세날레 전시장 등에서 펼쳐진다. 한국관은 4월 17일 오후 4시에 공식 개막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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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3-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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