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3월 11일 08시34분
[사설] 끊이질 않는 악성 민원 대책 마련해야
전북, 안전한 근무환경조성 '미흡'악성 민원의 고리를 끊을 대책 시급
최근들어 온라인에서 발생한 신상 털기로 김포시청의 30대 신규 임용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악성 민원의 고리를 끊을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한때 선망하는 직장이었던 공무원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고,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세대 공무원의 퇴직이 늘어나는 점도 이러한 악성 민원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MZ세대의 공직 이탈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9~2023년까지 5년간 퇴직한 10년 차 이내 공무원 6만 4278명 가운데 81.7%(5만 2533명)는 ‘재직 5년 이내’인 신규 임용 공무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을 대상으로한 악성 민원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전북의 경우 안전한 근무환경조성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북지역 지자체의 휴대용 보호장비 구비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구병)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라·제주권 민원인 위법행위는 지난 2018년 1,505건, 2019년 1,471건, 2020년 2,733건, 2021년 1,649건, 2022년 129건으로 조사됐다.
국회와 정부는 지난 2022년 민원인으로부터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민원처리법'과 '민원처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민원실 안전요원 배치와 휴대용 보호장비 구비 등을 시행했다.
2023년 3월 31일 기준 전북지역 지자체의 휴대용 보호장비 구비율은 35.8%로, 전국 17개 시도중 인천(31.8%)에 이어 두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대응 전담부서 설치는 64.7%, 투명 가림막은 72.3%, 민원공무원 보호 조례 제정률은 86.7%로 확인됐다.
공무원노조가 7,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4%가 최근 5년 사이 악성 민원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늘어나는 악성 민원 속에 공무원들의 감정 노동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공무원을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책 가운데 독립적인 휴식 공간 마련, 심리상담 치유 프로그램 지원, 기관 차원의 대응 등은 실효성이 떨어지거나 도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악성 민원에 대한 맞춤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악성 민원에 의해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소식을 접할 수 있다. 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다. 정부가 실태조사를 통해 그에 맞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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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3-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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