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3월 07일 13시12분
자연과 삶을 형상화한 미학 정신이 돋보인다
백승록시인이 네 번째 시집 '초목이 토해낸 산추 바람(펴낸 곳 빛남출판사)'을 문단에 내놓았다.
장수군 계북면의 심산유곡에 살고 있는 시인은 자연과 하나 되며 자연의 이치를 터득하고 자연과 삶을 형상화한 그의 미학 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생의 내적 단장(丹粧)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편들의 묶음으로, 인간의 정, 세상을 바르게 보는 따뜻한 눈과 산속 깊은 곳에 살면서 외로움 속 깨달음과 함께 자연과 동화되는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풀어내고 있다.
시집은 △제1부 굴뚝에 피는 그리움 △제2부 섣달그믐을 밝힌 별 △제3부 산추잎새와 인생잎새 △제4부 쑥국새의 귀향 등 모두 85편이 수록돼 있다.
'이 생각 저 생각 다 접어서 산수한테 위탁하고 굴러다니는 돌 하나 주워다가 앉아 거친 숨 길게 몰아서 역경 세월 다듬어 놓고 쓰러지면서 묻어온 세상 먼지를 털어낸다//겉에 묻은 먼지는 초목이 토해내는 산추바람이 털어주고 마음에
엉켜 붙은 찌든 먼지는 평화로이 속삭이는 산장의 밀어들이 닦아준다//여기가 우리네 인생 공원일세('인생공원' 전문)
작품 대부분이 자연과 인생을 노래하는 시들로 가득하다. 정훈 문학평론가는 “‘시집 초목이 토해낸 산추 바람’은 삶의 관조와 반성에 이은 시인이 지켜내고자 하는 인생의 내적 단장(丹粧)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시편들의 묶음”이라면서 “백승록 시인은 산야에 파묻혀 살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자아내는 자연의 장엄한 풍경을 숭고하게 응시한다. 자연은 시인에게 묶음의 지혜를 전하는 스승임을 깨닫고, 이에 절로 터져 나오는 감탄사와 함께 깨달음의 표식을 언어로써 형상화하는 것”이다고 했다.
시인은 “선과 악이 변질하며 가지고자 하는 경쟁 모두를 사랑으로 응고시켜 주는 잡초 방석에 앉아 순리를 거역하지 않는 자연과 공생하며 일상을 사랑하고 있다”면서 “자연의 골격인 물과 초목, 오염되는 물은 초목이 정화 시켜 주고 정화된 물은 생명을 지켜주며 상부상조하는 생존의 법칙이 자연이구나”라고 했다.
시인은 완주군 봉동읍 출신으로, 2011년 계간 '새시대 문학' 을 통해 시와 수필로 등단했다.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협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부산문인협회 이사를 역임하고, 부산문학상 결선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으며, 일간 신문에 칼럼을 쓰기도 했다. 시집으로 '삶을 그려낸 초상화', '삶 그리고 동행', '꿈을 가꾸는 인생', '초목이 토해낸 산추 바람'을 펴낸 바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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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 2024-03-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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